미국 증시는 다시 상승했다. S&P 500은 0.19%, 나스닥은 0.10% 올라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59% 상승해 연초 이후 상승률을 70%까지 늘렸고, 에너지주도 올랐다.
시장 전반의 흐름(상승 종목 수 대비 하락 종목 수)은 약했다. S&P 500 구성 종목 대부분이 내렸고, ‘매그니피센트 7’(초대형 7개 기술주 묶음)은 0.26% 하락했다. 유럽에서는 Stoxx 600이 0.11%, FTSE 100이 0.36%, DAX가 0.05% 상승한 반면, 프랑스 CAC 40은 명품 유통 관련주의 약세로 0.69% 하락했다.
아시아 시장, 정책 헤드라인에 반응
아시아에서는 한국 코스피가 인공지능(AI) 산업 이익과 연동된 ‘국민 배당’ 구상 발언 이후 장중 최대 5.1% 급락했다. 이후 ‘기업에 새로운 초과이익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아니라 ‘세금이 예상보다 더 걷힌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라는 설명이 나오면서 낙폭을 2.90%까지 줄였다. (초과이익세=기업이 갑자기 큰 이익을 낼 때 별도로 더 매기는 세금)
삼성전자는 3.4% 내렸다. 나스닥 선물은 0.34% 하락해 S&P 500 선물(-0.14%)보다 약했다. 유로스톡스50 선물은 0.61% 떨어졌고, 호주 S&P/ASX 200은 0.24%, 중국 CSI는 0.31%, 상하이종합지수는 0.40%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는 0.62%, 홍콩 항셍은 0.30% 상승했다.
S&P 500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상승 동력은 반도체와 에너지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 이런 ‘좁은 주도’(일부 업종·종목만 오르는 현상)는 시장 반등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반도체 업종에서 수익을 지키려면 옵션(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고팔 수 있는 권리)을 활용한 방어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초 이후 70%나 오른 상장지수펀드(ETF·지수를 따라가도록 만든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에서 풋옵션(가격이 내려갈 때 이익이 나는 권리)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부 AI 반도체 선도 기업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향후 12개월 예상 이익 대비 주가)이 60배를 넘는다. 2025년 AI 주도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당시 S&P 500 ‘등락 종목 수 지표’(Advance-Decline line·오른 종목 수에서 내린 종목 수를 반영한 시장 체력 지표)가 지수의 신고가를 따라가지 못했는데, 이는 이후 조정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지수와 구성 종목 간 괴리는 시장이 겉보기보다 약하다는 뜻이다.
변동성 국면 전환에 대비한 포지션
한국의 AI 이익 ‘국민 배당’ 이슈는 기술주 심리를 직접 흔들며 나스닥 선물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게 했다. 이는 시장이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새로운 정치적 위험을 보여준다. 나스닥100을 매도(숏)하고, 더 분산된 S&P 500을 매수(롱)하는 페어 트레이드(서로 반대 성격의 자산을 동시에 사고팔아 특정 위험을 줄이는 거래)는 이런 취약성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
시장 안도감도 크다. 변동성지수(VIX·S&P 5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변동성 기대를 보여주는 지표)가 최근 13 부근에서 움직였는데, 이는 투자자들의 불안이 낮다는 신호다. 이런 환경에서는 예상 밖 충격에 대비한 ‘보험’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살 수 있다. VIX 콜옵션(지표가 오를 때 이익이 나는 권리)을 매수하거나, 주요 지수에서 롱 스트래들(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사서 큰 변동이 나오면 방향과 무관하게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쓰는 방법이 있다.
에너지주는 기술주가 아닌 또 다른 강세 축이다. 글로벌 공급 전망이 빠듯해지며 최근 분기 동안 업종이 15% 넘게 올랐다. 기술주 쏠림을 줄이려면 주요 에너지 ETF에서 현금담보 풋 매도(cash-secured put·주가가 떨어져도 정해진 가격에 매수할 현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풋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받는 전략)를 고려할 수 있다. 프리미엄(옵션 거래 대가)을 받으면서, 업종 순환으로 조정이 올 경우 더 나은 매수 가격을 설정하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