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하더라도(8회 연속 동결) 통화정책 기조가 더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 의지를 강하게 시사하는)으로 기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의 초점은 원화다. 당국이 최근 원화 약세를 문제 삼아 언급했고,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개입(외환시장 매수·매도 등 직접 조치)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원화는 주요 통화 중 4번째로 부진했다. 이는 한국이 에너지 순수입국이라 에너지 순수지(수출입을 합친 에너지 거래의 순손익)가 적자라는 구조와 맞물린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국 외환당국은 지난주 원화 하락을 “경제 기초여건(성장, 물가, 대외건전성 등 기본 체력)에 비해 과도하다”고 평가하며 필요 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스왑 금리곡선(금리 스왑 거래에서 계산되는 만기별 금리 수준으로,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기준금리 경로를 반영)은 향후 12개월 동안 약 125bp(1bp=0.01%포인트, 125bp는 1.25%포인트)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원화 약세와 물가 리스크가 만드는 긴장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할 가능성이 크지만, 달러 대비 원화가 1370원선으로 밀리며 긴장감이 높아졌다. 통화 방어를 위해 매파적 깜짝 메시지(금리 인상 가능성이나 긴축 의지를 예상보다 강하게 내비치는 발언)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 현재 시장의 핵심 변수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는 외환시장 참가자들에게 중요한 이벤트가 됐다.
핵심 배경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다. 브렌트유(국제 유가의 대표 지표)가 배럴당 90달러 위에서 내려오지 않으면서 무역수지(수출-수입)에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이는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운다. 2026년 5월 초 기준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3주 연속 순매도(매도 규모가 매수보다 큰 상태)하며 부담을 더했다.
한국은행이 움직일 명분도 있다. 2026년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가계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평균 변동률)는 3.1%로, 물가 목표치 2%를 여전히 웃돌았다. 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으면 정책당국은 원화 안정(환율 급등 억제)을 우선할 경우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여지가 생긴다. 원화 하락을 “과도하다”고 한 최근의 구두 경고(말로 시장을 압박해 기대를 조정하는 방식)는 실제 조치의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