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는 워싱턴에서 나오는 전쟁 관련 메시지가 수시로 바뀌고 시장 유동성(거래가 쉽게 이뤄질 정도로 매수·매도 주문이 충분한 상태)이 부족한 가운데 가격이 급격히 출렁였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3달러까지 떨어졌다가 102달러를 웃돌며 반등했고, 이후 선물 가격은 100.2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앞서 가격대는 115달러 안팎이었다.
로이터는 백악관이 긴장 완화 관련 발표를 내놓기 전에 예상보다 큰 규모의 ‘의심 거래’(발표 직전에 비정상적으로 큰 포지션이 잡히는 거래)가 포착됐고, 이후 가격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거래 규모는 3~4월 합계 약 70억달러로 집계됐다.
유동성 부족과 헤드라인에 따른 급등락
유동성 부족은 시장에 참여하는 거래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됐다. 남아 있는 참여자는 알고리즘 매매(컴퓨터 프로그램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매매)와 산유업체 거래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 반응은 공식 신호가 자주 나오고 내용도 엇갈리면서 작은 뉴스에도 과도하게 움직이는 ‘민감한’ 상태로 설명됐다.
발언 흐름도 불안정했다. “곧 합의가 가능하다”는 언급 이후, 이란이 미국의 1쪽짜리 제안을 거부하면 폭격할 수 있다는 위협이 뒤따르며 긴장이 다시 커졌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면 ‘페르시아만 해협 당국’에 의무적으로 신청해야 한다는 조치가 거론됐다. 미국이 상선(상업용 선박)을 호르무즈에서 호위하기 위해 ‘프로젝트 프리덤’을 재가동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는 미국이 걸프 지역 기지와 영공 접근을 다시 확보했다는 전제에서 나온 관측이다.
추가 보도에서는 페르시아만에서 이란·미국·아랍에미리트(UAE)가 연루된 공격이 재개됐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ABC뉴스에 휴전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지만, 블룸버그가 인용한 이란 프레스TV는 휴전이 위반됐다고 보도했다.
변동성이 큰 원유에 대한 옵션 전략
2025년에 나타난 가격 흐름은 과거 지정학적 충격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CBOE 원유 변동성 지수(OVX·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원유의 향후 변동성 기대를 보여주는 지표)는 분쟁 시기에 급등하는 경향이 있으며,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급등한 바 있다. 이는 중동 긴장 관련 뉴스가 나올 때 현재 시장이 과장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15달러에서의 하락이 성급했다는 시각이 있는 만큼, 트레이더는 가격 급등 가능성에 대비해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 전략은 분쟁 재확대에 따른 급등에 참여할 수 있으면서도, 최대 손실을 프리미엄(옵션 가격으로 미리 지급하는 비용)으로 제한한다. 심리가 급변할 수 있는 시장에서 상승 노출을 유지하되 손실 한도를 명확히 하는 방식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리스크는 가격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미국 정부의 에너지 통계·분석 기관)은 전 세계 하루 원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이 ‘초크포인트’(물류·수송의 병목 지점)를 통과한다고 꾸준히 보고해왔다. 이런 공급 리스크가 가격의 ‘완전한 붕괴’를 막을 것이라고 본다면, 트레이더는 외가격 풋옵션(현재 가격보다 훨씬 낮은 행사가의 풋옵션,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받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