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GBP는 금요일 0.8671 부근에서 좁은 범위로 움직이며 하루 기준으로는 대체로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 관련 상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주간 기준으로는 3주 연속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파운드화(영국 통화)는 3월 영국 소매판매 지표에 힘을 받았다. 헤드라인(전체)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MoM·한 달 전과 비교) 0.7% 증가해 예상치 0.2%를 웃돌았고, 이전 달의 0.6% 감소에서 반등했다. 전년 대비(YoY·1년 전과 비교)로는 1.7% 늘어 1.8%에서 소폭 둔화했지만, 시장 예상치 1.3%는 상회했다.
유로 지표 부진이 환율에 부담
유로화는 독일 IFO 기업환경지수(기업 설문으로 경기 체감을 보여주는 지표)가 4월 84.4로 3월 86.3에서 하락하고, 예상치 85.5도 밑돌면서 약세를 보였다. 현재평가(현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도 86.7에서 85.4로 떨어져 예상치 86.2에 못 미쳤고, 기대지수(향후 경기 전망) 역시 85.9에서 83.3으로 하락해 예상치 85를 하회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이슬라마바드 방문이 예상되지만, 이란 국영 IRNA는 이번 방문이 파키스탄 당국자와의 협의 목적이며 미국과의 직접 접촉은 아니라고 전했다. 미 해군의 봉쇄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이중 봉쇄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와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은 다음 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시장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가이던스(중앙은행이 향후 정책 경로를 암시하는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화)와 근원 CPI(에너지·식료품처럼 변동이 큰 품목을 뺀 물가지표)로 추적하며, 많은 중앙은행은 물가 목표를 약 2%로 둔다.
금리 격차와 옵션 포지셔닝
지난 1년 동안 BoE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더 강하게 대응했으며, 두 차례 금리 인상으로 정책금리(영국의 기준금리인 Bank Rate)를 5.75%까지 올렸다. 2026년 3월 영국 물가가 3.1%로 쉽게 내려오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책당국이 금리를 서둘러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소매판매가 완만하지만 꾸준한 증가를 보이는 등 소비가 버티는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반면 ECB는 유로존의 경기 정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독일 부진을 고려해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년 간 금리 인상은 한 차례에 그쳤고, ECB의 주요 정책금리(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핵심 금리)는 4.25% 수준이다. 유로존 물가가 2.5%까지 내려오면서, 시장에서는 연말 이전 금리 인하 가능성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차(국가 간 정책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유로화가 파운드화 대비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금융상품) 투자자 관점에서는, EUR/GBP가 계속 하락하되 속도는 둔화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맞춘 전략이 거론된다. 통화쌍에 대한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면 추가 하락에 베팅하면서도 최대 손실을 제한할 수 있다.
또한 주요 저항선 아래에 머물 것으로 보는 경우, 외가격(out-of-the-money·현재 가격에서 멀리 떨어져 당장 행사 가능성이 낮은)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받는 전략도 가능하다. 다만 에너지 가격은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 있어, 옵션은 향후 몇 주간 위험을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