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제롬 파월 의장이 “형사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이사회(Board·연준 이사회)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한 뒤 금값이 1% 넘게 하락했다. 금 현물(XAU/USD)은 장중 고점 4,610달러를 찍은 뒤 4,546달러에 거래됐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연준의 금리 결정 회의)는 금리를 3.50%~3.75%로 유지했으며 표결은 8대 4로 갈렸다. 1992년 이후 가장 큰 의견 분열이다. 스티븐 미란은 금리 인하를 지지했지만, 베스 해맥·닐 카시카리·로리 로건은 ‘완화 성향(easing bias·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기조)’을 문구에 넣는 데 반대했다.
달러와 국채금리가 금값 압박
미 달러지수(US Dollar Index·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는 0.37% 오른 98.96을 기록했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10-year Treasury yield·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는 8bp(베이시스포인트·금리 0.01%포인트) 상승한 4.43%였다. 머니마켓(단기 금리 시장)은 프라임 터미널 데이터 기준으로 2027년 4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29%로 반영했다(시장 가격에 내재된 확률).
미국 근원 내구재 주문(Core Durable Goods Orders·변동이 큰 운송장비 등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2월 1.6%에 이어 3.3% 증가해 예상치 0.6%를 웃돌았다. 전체 내구재 주문(Total orders)은 전년 대비 -1.2%에서 +0.8%로 돌아섰고, 예상치(+0.5%)를 상회했다.
금은 4주 저점 부근인 4,510달러 안팎에서 움직였다. 4,5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지지선은 4,482달러, 4,351달러, 200일 단순이동평균선(200-day SMA·최근 200거래일의 평균 가격) 4,269달러다. 저항선은 4,600달러, 100일 단순이동평균선(100-day SMA) 4,753달러, 50일 단순이동평균선(50-day SMA) 4,848달러로 제시됐다.
변동성 장세에서의 옵션 전략
금이 핵심 지지선을 밑돌면서 단기적으로는 하락(약세) 포지션이 유리해 보인다. 금 선물 또는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지수를 추종해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에 대해 풋옵션(put option·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면 손실 범위를 제한(defined-risk·최대 손실이 옵션 프리미엄으로 제한)하면서 4,482달러와 4,351달러 지지 구간을 노릴 수 있다. 다만 파월을 둘러싼 정치 이슈가 커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flight-to-safety·위험 자산에서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로 금값이 급반등할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
달러는 다른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어 달러지수(DXY·달러지수의 약칭)에 대한 콜옵션(call option·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이 매력적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또한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장기물 국채 ETF(장기 만기의 국채에 투자하는 ETF)에 대해 풋옵션을 매수하는 전략이 거론된다. 시장은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을 ‘0이 아닌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불과 몇 달 전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연준 내부의 이견이 큰 만큼 VIX 지수(변동성지수·S&P5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계산한 시장의 공포/변동성 지표)에 대한 콜옵션 매수는 시장 불안 확대에 대한 직접적인 헤지(hedge·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이후 보기 어려웠던 수준의 의견 분열이어서, 워싱턴발(정치) 돌발 뉴스나 예상 밖 경제지표가 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