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충돌에도 금값 하락
주말 동안 미군은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 섬(Kharg Island)의 군사 시설을 타격했다. 이란은 미국과 연계된 역내 석유 시설에 대한 보복을 경고했다. 긴장 고조로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가 기준금리 인하를 늦출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은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이어서(이자·배당이 없는 자산) 금리가 높게 유지될수록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중동에서 큰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금값은 4,980달러선으로 밀리고 있다. 시장은 현재 지정학적 위험보다, 유가 상승이 Fed의 금리 인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더 크게 우려하고 있다. 금리가 높으면 이자가 없는 금을 보유할 이유가 약해져 금값에 하방 압력이 커진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망(종료 시점)이 엇갈리는 만큼 향후 몇 주간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금 ETF 변동성 지수인 ‘Cboe Gold ETF Volatility Index(GVZ·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 수준을 지수로 만든 것)’는 22.5까지 급등했다. 이는 2024년 말 공급망 혼란 이후 처음 보는 수준이다.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옵션 포지셔닝
현재 시장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Fed의 금리 결정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20%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불과 지난달 65%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금리 인하 지연 기대가 강해지면서 단기적으로 금 약세(하락) 전망이 우세하다.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추가 하락에 베팅하기 위해 금 선물이나 관련 ETF의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을 매수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란이 경고한 ‘미국 연계 석유 시설’에 대한 직접 보복 등 사태가 한 단계 더 격화되는지 면밀히 봐야 한다. WTI 원유 선물은 이미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고, 추가 급등이 나오면 더 큰 시장 불안(패닉)을 촉발할 수 있다. 2022년 초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도 Fed가 금리 인상을 준비하던 상황에서 금값이 단기에 급등한 사례가 있다. 따라서 분쟁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급반등 위험을 방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높은 행사가격의 콜옵션(가격이 크게 올라야 이익이 나는 콜옵션)처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옵션을 소액 편입하면, 낮은 비용으로 헤지(위험 회피용 방어)를 구축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가 금리 변수보다 더 크게 작용할 때 포트폴리오를 방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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