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lation And Supply Risk
미국이 이란에서 장기적인 지상전(지상군이 직접 투입되는 전투)을 준비 중이며, 수천 명의 병력을 배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카르그(Kharg) 섬 수출 터미널을 포함해 이란의 석유 자원을 통제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트럼프는 쿠바에 대해서도 입장을 바꿔, 다른 나라들이 쿠바에 원유를 공급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제재를 받은 러시아 유조선이 ‘필수 물량’으로 묘사된 화물을 싣고 쿠바로 접근하는 상황과 맞물린다. 사실상 미국 주도의 원유 봉쇄 속에서 쿠바가 숨통을 틀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선박은 러시아의 ‘그림자 선대’(제재를 피해 운항하는 유조선 네트워크)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로이터에 따르면 쿠바 동부 해안에서 추적됐고 곧 입항할 전망이다. 이번 공급은 쿠바의 불안한 에너지 수급 압력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WTI가 98.90달러 부근으로 잠시 밀린 것은 추세 전환이 아니라 일시적인 숨 고르기로 봐야 한다. 시장 변동성(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오르내리는 정도)이 크게 확대될 수 있으며, CBOE 원유 변동성 지수(OVX·원유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를 수치화한 지표)가 2022년 초 시장 불안 국면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옵션 프리미엄(옵션을 사기 위해 내는 비용)이 더 비싸져 관망 비용이 커진다는 뜻이다.Positioning And Volatility
미국의 장기 지상전 가능성은 이란의 일일 원유 생산 약 320만 배럴이 시장에서 사라질 위험을 키운다. 이란 수출 대부분을 처리하는 카르그 섬 터미널에 차질이 생기면, 즉각적이고 큰 공급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던 것처럼, 이번 상황도 그에 맞먹거나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또 후티의 공격 확대는 해상 운송 전반에 대한 위험을 키운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10%가 지나는 홍해의 ‘병목 구간’(통과가 제한돼 막히기 쉬운 핵심 항로)에서 공격이 이어지면 보험료(선박·화물 보험 비용)와 운임(해상 운송비)이 뛰게 된다. 그 결과 산지와 무관하게 배럴당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분쟁·제재 등 위험을 반영해 추가로 붙는 가격)이 더해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트레이더가 외가격(call) 옵션(현재 가격보다 높은 행사가의 콜옵션)을 매수하거나, 불 콜 스프레드(콜옵션을 매수하는 동시에 더 높은 행사가의 콜옵션을 매도해 비용과 손익 범위를 제한하는 전략)를 구축해 상승 흐름을 노리되 위험을 제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배럴당 115~125달러 구간으로의 움직임에 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추가 확인을 기다리면 같은 포지션을 훨씬 비싸게 살 가능성이 크다. 정부 대응 여력도 제한적이다. 2022년 역사적 수준의 방출 이후 2025년까지 재비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미국 전략비축유(SPR·비상 시 공급을 위해 정부가 보유한 원유)는 약 3억6,500만 배럴로 40년 만의 저점 근처에 머물러 있다. 큰 공급 충격을 흡수할 완충 장치가 부족해 시장이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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