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안전자산 수요 확대
분쟁이 이어지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자 달러는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유가 상승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줬다. 다만 미국 고용지표는 달러 강세에 제동을 걸었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월 비농업 고용(농업을 제외한 신규 일자리)은 9만2000명 감소했다. 비농업 고용은 미국 고용지표의 핵심으로,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 통계다. 이는 1월 12만6000명 증가(기존 13만명 증가에서 하향 수정) 이후의 급반전이다. 2월 시장 예상치였던 5만9000명 증가도 크게 밑돌았다. 달러화 지수는 중동 충돌 격화로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며 99.50선을 넘어 3개월여 만의 고점으로 치솟고 있다. 현재 시장의 가장 큰 동력은 안전자산 쏠림이다. 동시에 시장은 지난 금요일 발표된 예상 밖의 부진한 미국 고용 보고서를 소화하고 있다.변동성 확대 국면의 매매 전략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위험회피(Risk-off·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줄이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흐름)’와 부진한 미국 경기지표가 충돌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변동성이 확대되기 쉽다.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S&P500 옵션 가격으로 계산하는 ‘공포지수’)는 이미 24를 웃돌며, 몇 주 전 10대 중반에서 크게 뛰었다. 이런 환경에서는 단순히 방향성에 베팅하기보다, 큰 가격 변동에 대비해 ‘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을 활용하는 전략이 유력해질 수 있다. 지정학적 긴장은 원유 가격도 밀어 올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미국 기준 원유)는 최근 배럴당 95달러를 상향 돌파하며 2024년 말 이후 처음으로 해당 수준을 넘어섰다. 이는 유로화와 엔화처럼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국가의 통화에 비해 달러를 지지한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연동되는 금융상품) 투자자들은 달러가 유로·엔에 대해 강세를 보일 때 수익을 노리는 ‘콜옵션(가격 상승 시 이익이 나는 매수권)’을 검토할 수 있다. 동시에 미국 경제가 9만2000개의 일자리를 잃었다는 점은, 5만9000명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과 정반대 결과라는 점에서 부담이다. 2025년에도 고용지표 변동이 컸지만, 이 정도 규모의 하회는 미국 경기의 건강성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 달러 강세가 불안정한 기반 위에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약한 고용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망에도 즉각 반영된다. 연방기금금리 선물(Fed funds futures·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선물)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Fed의 금리 결정을 하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 높게 반영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금리 인하는 통상 달러 약세 요인이어서, 현재의 달러 랠리와 방향이 충돌할 수 있다. 이처럼 힘이 엇갈리는 만큼, 급격한 반전에 대비한 ‘헤지(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어 거래)’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선물(Futures·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에 사거나 파는 계약)로 달러 매수(롱) 포지션을 보유하면서, 달러/엔(USD/JPY) 같은 통화쌍에서 ‘외가격(Out-of-the-money·현재 가격 기준으로 당장 이익이 나지 않는 수준)’ 풋옵션(가격 하락 시 이익이 나는 매도권)을 함께 매수해 방어막을 세울 수 있다. 이는 경기 둔화 신호가 안전자산 수요를 압도해 달러 상승분이 빠르게 되돌려질 경우 손실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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