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물가에 쏠린 시선
시장은 수요일 발표되는 호주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2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전체 품목을 합산한 대표 물가지표)은 전년 동월 대비 3.8%로 유지될 전망이다. 앞서 호주중앙은행(RBA·호주준비은행)은 기준금리(현금금리·cash rate)를 4.1%로 인상했는데, 표 대결이 접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2023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연속 인상을 단행했다. 유가 상승과 물가 우려로 일본 엔화(JPY)가 강세를 보일 경우, AUD/JPY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주 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 긴축(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을 더 빡빡하게 운영하는 것)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당국이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기 위해 시장 개입(외환시장에 직접 달러를 사고파는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스크온(risk-on)’은 위험자산 선호가 커지는 국면을, ‘리스크오프(risk-off)’는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는 국면을 뜻한다. 리스크오프 시기에는 채권, 금, 미 달러, 엔화, 스위스 프랑 등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리스크온 환경에서는 주식, 대부분 원자재, 그리고 AUD·CAD(캐나다달러)·NZD(뉴질랜드달러) 같은 경기민감 통화가 지지받기 쉽다. 최근 AUD/JPY는 2025년 초와 비슷하게 리스크오프 심리에 눌리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동 이슈가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남중국해에서의 무역 마찰 재점화가 우려를 키우며 호주달러를 압박하고 있다. 위험회피가 커지면서 원자재 연동 통화(원자재 가격과 경기 흐름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통화) 매수 포지션(상승에 베팅하는 보유 방향)을 다시 점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다음 움직임을 좌우할 변수
호주 물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1년 전 헤드라인 물가가 3.8%였을 때처럼 여전히 핵심 변수다. 2026년 2월 최신 수치에서는 물가가 예상과 달리 3.6%로 쉽게 꺾이지 않으면서, RBA가 현재 4.35%의 기준금리에서 추가 인상을 멈추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커졌다. 다만 철광석 가격이 최근 약세를 보이며 상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산업 수요 둔화 우려로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반대편인 엔화 측면에서는 일본은행의 태도가 지난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크게 달라졌다. BoJ는 2024년에 마이너스 금리(기준금리가 0% 아래인 정책)를 종료했고, 현재는 느리지만 분명한 긴축 경로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연말까지 최소 1차례 추가 인상을 가격에 반영(시장 금리와 파생상품 가격에 미리 반영되는 것)하고 있다. 다른 중앙은행들과의 정책 수렴(통화정책 방향이 비슷해지는 흐름)은 과거에 없던 엔화의 기초체력(펀더멘털) 강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전쟁·분쟁·외교 갈등 등 정치 요인이 금융시장에 주는 위험) 확대와 엔화 강세 가능성을 감안할 때, 파생상품 트레이더는 AUD/JPY 풋옵션 매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사서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전략은 환율 하락 시 이익을 노리면서도, 최대 손실을 프리미엄(옵션을 살 때 내는 비용)으로 제한할 수 있다.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옵션을 보유하는 방식이 AUD 약세 또는 JPY 강세로 인한 하방 움직임에 대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2022~2024년 AUD/JPY의 큰 폭 상승은 RBA는 금리를 올리고 BoJ는 동결을 유지한 ‘정책 차이(정책 디버전스·통화정책 방향이 크게 갈린 상황)’가 거의 전부를 설명했다. 이제 그 흐름이 서서히 되돌려지는 국면으로, 향후 수주 동안 AUD/JPY의 ‘자연스러운 방향(저항이 덜한 방향)’은 아래쪽일 수 있다. 따라서 높은 수준에서 조정(단기 하락으로 과열을 식히는 흐름) 가능성에 대비한 포지셔닝(매매 비중과 방향을 미리 정하는 전략)이 보다 신중한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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