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는 일본 경제 전망을 수정했다. 2026년 국내총생산(GDP·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생산한 재화·서비스의 총액) 성장률 전망치를 0.7%로 낮추고,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구입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평균 변동을 나타내는 물가 지표) 상승률 전망치는 2.0%로 올렸다. 국제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로 교역조건 충격(수출로 벌어들이는 돈 대비 수입 가격이 올라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판단이다.
은행은 저성장과 고물가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유가 환경과 통화 약세가 소비를 압박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전망, 스태그플레이션 쪽으로 이동
2월 지표는 회복세가 약함을 시사했고 3월에는 경기 심리도 둔화됐다. 중동 분쟁이 국내 경기 흐름을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일본은행(BOJ)이 추가 긴축(금리 인상 등으로 돈의 공급을 줄이는 정책)을 2026년 3분기까지 미룰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의 물가 상승은 주로 외부 공급 요인(해외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등 국내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시장에서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금리 인상 가능성을 금리·파생상품 가격에 반영한 값)이 이 같은 방향으로 이동했다. 7월까지 약 27bp가 반영됐고 9월에 추가 7bp가 반영됐다. bp(베이시스포인트·금리 0.01%포인트)다. 4월 금리 인상 기대는 낮아졌다.
엔화 약세와 배럴당 100달러 유가 환경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가 오르는 현상) 위험이 크게 커지고 있다. 이는 소비를 위축시키고 성장세를 둔화시킨다. 물가 상승이 외부 공급 요인에서 시작된 만큼 일본은행은 최소 3분기까지 추가 금리 인상을 미룰 가능성이 크다.
엔화·금리 거래에 대한 시사점
엔화 약세가 이어지며 이번 달 달러/엔(USD/JPY) 환율이 162를 넘어섰다. 2025년 첫 금리 인상 직후의 일시적 강세와는 대조적이다. 3월 단칸(일본은행 기업경기조사·기업의 체감 경기와 투자 계획을 묻는 설문)에서 대기업 제조업 업황 판단 지수가 +8로 내려가 수입 비용 상승에 따른 심리 악화를 보여줬다. 이 환경에서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 취약한 경기를 더 압박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은행이 관망 기조를 유지하면 일본과 주요국 간 금리 격차(국가 간 정책금리 차이)가 크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전략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달러/엔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가격 상승 시 이익 가능)을 매수해 환율 상승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손실 위험을 제한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엔화 약세가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내수 부진이 다른 업종에는 부담이 되는 구조는 닛케이225에 불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변동성(가격이 크게 오르내리는 정도) 확대 가능성도 높다. 향후 몇 주간은 옵션을 활용해 변동성을 매수하는 전략, 예컨대 닛케이225 지수 스트래들(같은 만기·행사가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사 변동성 확대에 베팅하는 전략)이 대안으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