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도와 수출 유연성
국가별 차이는 수출 차질에 대한 노출 정도,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지, 비석유 부문의 구조(서비스·제조업 등 산업 구성)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수출 경로가 다양하고 대체 루트가 있는 국가는 차질을 더 쉽게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GCC의 재정은 비교적 양호한 출발점에 있다. 여러 국가가 큰 규모의 국가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국부펀드(정부가 외화로 운용하는 대형 투자기금) 자산과 외환보유액(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 등 외화)은 6조5,00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국내외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가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오만은 수출 유연성과 우회 수단이 더 큰 국가로 분류됐다. 반대로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높고 대체 무역 경로가 제한된 국가는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중동 긴장이 4주째로 접어들면서 호르무즈 해협 위험과 직결된 가격 변동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브렌트유는 최근 한 달 새 25% 이상 급등해 배럴당 112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이 공급 차질(물량 감소)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한 결과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트레이더는 주요 원유 기준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한 옵션(정해진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을 활용해 변동성 매수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변동성과 상대가치 거래
원유 옵션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 폭 기대치)은 2024년 초 에너지 시장 급변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 옵션 시장이 평소보다 큰 가격 등락을 가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방향성(오를지 내릴지)만 맞히기보다 스트래들(같은 행사가격의 콜옵션·풋옵션을 동시에 매수)이나 스트랭글(서로 다른 행사가격의 콜·풋을 동시에 매수) 같은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가격이 크게 움직이면 상승·하락 어느 쪽이든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지정학적 불안정 자체에 베팅하는 방식이다. 걸프 국가 간 성과 격차도 뚜렷해지며 페어 트레이딩(서로 관련된 두 자산을 한쪽은 매수, 다른 쪽은 매도해 상대 성과 차이로 수익을 노리는 전략) 기회가 생긴다고 봤다. 사우디는 동서 송유관(East-West pipeline)을 통해 해협을 우회할 수 있어, 수로 의존도가 높은 국가보다 시장 회복력이 크다는 평가다. 최근 한 달 사우디 타다울 지수는 4% 하락에 그친 반면 두바이 시장은 9% 이상 떨어져 이런 차이가 성과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가능한 거래 아이디어로는 사우디 주가지수 선물(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지수를 사고파는 계약)을 매수(롱)하고, 더 노출이 큰 시장의 선물을 매도(숏)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이는 호르무즈 관련 위험을 분리해(특정 위험만 노출) 일반적인 시장 하락은 방어(헤지·위험상쇄)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견조한 경제의 초과 성과에서 이익을 노린다. 다만 6조5,000억달러를 넘는 국부 자산 완충력이 시스템 붕괴(금융 시스템 전반의 동시 위기)를 막아 시장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체로 2025년 대부분 기간은 유가가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이며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현재 환경에서는 분쟁 결과에 따라 성과가 갈릴 수 있는 자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의된 위험의 옵션 스프레드(옵션을 동시에 매수·매도해 손실 한도를 정하는 구조)를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변동성 확대에서 기회를 얻되, 긴장이 갑자기 완화될 경우(디에스컬레이션·갈등이 누그러짐) 손실을 제한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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