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1주일 동안의 박스권(일정 범위 안에서 오르내리는 흐름)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가 상승과 미국-이란 관련 엇갈린 소식이 위험선호(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미 연준의 금리 결정 회의)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정책 담당자들 사이에서 최근 나타났던 ‘정책금리 인하’ 지지 분위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
연준 정책과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에너지 비용 상승과 연계된 물가 상승 위험을 고려해 신중한(매파·비둘기파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톤이 될 수 있다. 통화정책(중앙은행이 금리·유동성으로 경기를 조절하는 정책)은 연준 지도부 변화가 있기 전까지 ‘현 수준 유지(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질문은 파월이 연준 의장으로서 이번 회의가 마지막인지,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Board of Governors·연준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 구성원으로 남을지에 집중될 수 있다. 그의 이사 임기는 2028년까지다.
파월은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DOJ)의 조사(수사)가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연준에 남겠다고 말해왔다. 법무부는 최근 사건을 종결했지만, 파월이 이를 ‘완전히 정리된 사안’으로 보는지는 불확실하다.
박스권 달러와 거래 접근
미 달러화는 2026년 4월 말로 갈수록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익숙한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연방준비제도(Fed·미 중앙은행)는 현 수준 유지 신호를 내고 있어 외환시장이 관망세(방향성을 정하지 못하고 지켜보는 흐름)에 들어섰다. 높은 에너지 비용이 정책 담당자들을 신중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이런 신중함은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물가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3월 CPI는 2.9%로 시장 예상보다 높았고, 연준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미국 기준 원유 가격 지표)가 최근 배럴당 95달러까지 오르면서, 금리 인하 논의는 당분간 사실상 뒤로 밀렸다. 이 환경에서는 달러가 큰 폭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움직이는 금융상품) 거래자 입장에서는 낮은 변동성과 박스권에 유리한 전략이 부각된다. 주요 달러(USD) 통화쌍에서 스트래들(straddle·같은 만기·같은 행사가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거래하는 전략)이나 스트랭글(strangle·서로 다른 행사가의 콜·풋옵션을 조합하는 전략)을 매도해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확보하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다. 이는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옵션 가격에 반영된 시장의 ‘앞으로의 변동성 기대치’)이 낮게 눌려 있을 때 수익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방향성 베팅(상승·하락 한 방향에 거는 거래)은 연준 기조가 뚜렷하게 바뀌기 전까지 위험이 크다.
과거를 보면 이번 ‘정책 정지’ 국면은 2025년 내내 이어졌던 잦은 금리 조정과 대비된다. 새 연준 지도부로의 전환이 진행되면서, 이전 의장 시절 시작된 정책 동결이 사실상 연장된 셈이다. 그 결과 시장은 향후 몇 달간의 안정(큰 폭의 변화가 없을 것)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