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프랑(CHF)은 목요일 유럽장 초반 주요 통화 대비 보합세를 보이며 달러당 0.7820원 부근에서 거래됐다. 달러/스위스프랑(USD/CHF)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주석과 회동한 뒤 내놓을 발언을 시장이 기다리면서 큰 변동 없이 움직였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미국 기업인들의 방중을 환영하며 무역 전망이 개선됐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국이 대만 문제를 “잘못 다루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 인덱스, 주간 고점 부근 유지
달러 인덱스(달러 가치를 주요 통화 바스켓으로 나타낸 지표)는 98.50 부근에서 거래되며, 전날 기록한 주간 고점 98.60에 근접했다. 연방준비제도(Fed·미 중앙은행)가 금리를 동결하거나 연말까지 최소 1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달러를 지지했다.
CME FedWatch(시카고상품거래소의 금리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연준의 금리 결정을 확률로 추정하는 도구)에 따르면, 올해 최소 1회 금리 인상 가능성은 32.2%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거의 0%에 가까웠던 수준에서 높아진 것이다. 올해 금리 인하 확률은 1%였고, 나머지는 동결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평균 변동을 보여주는 물가 지표) 발표에서, 4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식품·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포함한 전체 물가)이 전년 대비 3.8%로 3월의 3.3%에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더 빨리 낮추는 완화적 정책 기대는 약해졌다.
스위스프랑은 세계에서 거래량이 큰 통화 중 하나다. 2011~2015년에는 유로화에 사실상 고정(페그·환율을 일정 수준에 묶는 정책)됐으나, 이 조치가 해제되면서 프랑 가치가 20% 넘게 급등한 바 있다. 스위스국립은행(SNB·스위스 중앙은행)은 연 4회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물가상승률을 2% 아래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위스프랑과 유로화 흐름은 90% 이상 높은 동행성(상관관계·두 자산이 함께 움직이는 정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책 기대가 환율을 좌우
지난해에는 금리 전망이 지금과 크게 달랐던 가운데 달러/스위스프랑이 0.7820 부근에서 방향성 없이 움직였다. 그러나 2026년 5월 14일 현재 달러/스위스프랑은 0.9150 부근으로 크게 올라 있다. 이는 지난 12개월 동안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 기대가 크게 뒤집힌 결과로 해석된다.
2025년에는 미국 CPI가 전년 대비 3.8%로 높게 나오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32% 수준까지 반영됐다. 최근 발표된 CPI는 전년 대비 2.9%로 둔화됐다. 그 결과 CME FedWatch는 9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내릴 확률을 65%로 제시하고 있다.
스위스 측에서는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국가들) 경기 둔화 영향 속에서 프랑 강세를 누르기 위해 SNB가 먼저 움직였다. SNB는 2026년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중앙은행이 정하는 대표 정책금리)를 25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인하해 1.25%로 낮췄다. 이는 최근 스위스 물가상승률이 1.4%에 그치는 등 물가 부담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됐다. 완화 기조의 SNB와, 인하 가능성이 커진 연준 간 정책 차이가 현재 환율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을 바탕으로 가치가 정해지는 상품) 투자자라면 금리 차이에 민감한 전략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연준 인하 기대가 커진 만큼, 달러/스위스프랑은 고용·물가 등 주요 미국 지표 발표 때 변동성(가격 변동 폭)이 확대될 수 있다. 옵션(특정 가격에 사고팔 권리) 거래에서는 SNB가 연준보다 더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릴 경우 추가 상승을 제한적으로 노리는 달러/스위스프랑 콜 스프레드(낮은 행사가 콜 매수+높은 행사가 콜 매도 조합)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