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올해 ECB(유럽중앙은행)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이미 반영하고 있지만, 이런 전망은 점점 과도해 보인다. 최근 유로스타트(Eurostat·EU 통계기구)의 1차(속보) 추정치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성장률은 0.1%에 그쳤다. 이런 둔화는 ECB가 9월 이후에도 통화정책(금리 수준을 조정해 경기와 물가를 관리하는 정책)을 더 긴축(금리를 올리거나 유동성을 줄이는 조치)할 수 있을지에 큰 의문을 던진다.
4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너지·식품을 포함한 전체 물가상승률)은 에너지 비용 영향으로 3%까지 올랐지만, ‘근원물가’(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물가상승률)는 2.2%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 괴리는 중요하다. 즉, 전체 수치가 높아도 기초적인 물가 압력은 통제 불능으로 가속화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1~2022년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국면을 돌아보면, 성장(경기)이 꺾일 때는 헤드라인 수치가 높아도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주저하는 사례가 있었다.
성장 리스크와 물가 신호의 충돌
최근 은행 대출과 소비자 신뢰 관련 설문은 경기의 ‘하방 리스크’(전망보다 나빠질 위험)가 커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S&P 글로벌의 유로존 종합 PMI(구매관리자지수·기업 설문을 통해 경기 확장/위축을 가늠하는 지표)도 4월 50.8로 하락했다. PMI는 50이 ‘확장과 위축의 경계’인데, 50을 간신히 웃돌며 신중한 시각을 강화한다. 이는 시장의 ‘매파적 기대’(금리 인상 전망)에 반대로 베팅하는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금융상품) 전략의 여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4분기 만기의 이자율 스왑에서 ‘고정금리 수취’(고정금리를 받는 쪽에 서는 거래로, 통상 금리 하락 또는 금리 인상 기대 약화를 예상할 때 유리한 포지션)가 있다.
당사의 기본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고정(사람들이 미래 물가상승을 과도하게 예상하지 않도록 안정시키는 것)할 필요 때문에 6월과 9월의 금리 인상은 유지된다는 것이다. 다만 성장 전망이 약해 세 번째 인상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현재 유리보 선물(Euribor futures·유로존 단기금리인 유리보의 미래 수준을 반영하는 선물)에서 2026년 12월물 가격이 시사하는 정책금리는 당사 판단보다 최소 25bp(베이시스포인트·금리 0.01%포인트) 높다. 이는 향후 수주 동안 트레이더에게 뚜렷한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