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비상업 부문(헤지펀드 등 투기성 자금)의 금 순포지션(매수 계약 수에서 매도 계약 수를 뺀 값)은 16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이전 수치는 16만2,500건이었다.
이는 직전 보고서 대비 순포지션이 1,500건 증가한 것이다. 해당 수치는 CFTC가 집계하는 선물(미래 일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사고파는 계약)과 옵션(정해진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콜, 팔 수 있는 권리·풋)의 포지션을 의미한다.
최신 집계는 대형 투기 세력이 금에 대한 강세 베팅(가격 상승에 걸기)을 소폭 늘렸음을 보여준다. 큰 흐름의 변화는 아니지만, 헤지펀드 사이에서 형성돼 온 긍정적 투자심리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해준다. 시장이 잠잠하더라도 주요 투자자들이 매수 포지션(롱·가격 상승에 베팅)을 쉽게 줄이지 않고 있다는 신호다.
이 같은 포지션 변화는 거시경제 흐름과도 맞물린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체감하는 물가를 보여주는 지표) 상승률이 3.1%로 둔화되면서, 2025년 말 3.8% 수준의 높은 물가 압력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이에 선물시장은 3분기까지 미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가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60%로 반영하고 있다. 금은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이어서, 금리가 내려가면(채권 등 이자 자산의 매력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공식 부문의 견조한 수요도 지지 요인이다. 세계금협회(WGC) 신규 자료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공격적 매수를 이어가며 올해 1분기에 250톤을 추가로 사들였다. 이는 2025년에 기록한 높은 매입 속도를 잇는 흐름이다. 중앙은행 수요는 가격 하단(가격이 크게 밀리기 어려운 수준)을 떠받치고, 시장에 나오는 물량(공급)을 상당 부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