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확대
미국·이스라엘·이란이 얽힌 충돌이 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돼 유가는 추가 상승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국가 간 에너지 협력 기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이 “세계 석유시장 역사상 가장 큰 공급 차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내 미군 기지는 즉시 폐쇄하지 않으면 공격 가능성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달러가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으로 지지받으면 USD/CAD 하락은 제한될 수 있다. 현재 기준이 되는 연방기금금리(미국 은행끼리 하루짜리로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 범위)는 3.50%~3.75%다. 시장은 금요일 늦게 발표될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미국의 대표 물가 지표)도 기다리고 있다. 4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1차 수정치와 3월 소비자신뢰지수도 관심사다.USD/CAD 힘겨루기
시장은 1.3640 부근에서 USD/CAD가 크게 흔들리는 힘겨루기 구간으로 보고 있다. WTI가 배럴당 95달러 근처를 유지하는 만큼 캐나다달러는 더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중동 충돌로 안전자산 선호(위험을 피하려는 자금 이동)가 커지면서 미 달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하루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약 5분의 1을 막아서는 핵심 변수다. 이런 규모의 공급 차질은 수십 년 만이다. 1973년 오일쇼크 때는 유가가 4배로 뛰었고, 이란 새 지도부는 이번 공급 차질이 단기 사건이 아니라 장기 정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충격이 이어지면 유가가 높은 수준에 머물거나 더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반대로 Fed가 3.50%~3.75%에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강경 기조는 달러에 하방을 막아주는 요인이다. 전쟁으로 위험회피 심리(리스크를 줄이려는 투자 심리)가 커지면서 자금이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미국 자산으로 쏠린다. 이는 유가 상승이 캐나다달러에 주는 우호적 영향을 상쇄한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방향을 단정해 매매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도 나온다. 대신 변동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시장이 예상하는’ 변동성) 기준으로 USD/CAD 옵션 변동성은 급등했고, 통화 변동성 지수도 지난달 충돌이 격화된 뒤 30% 이상 뛰었다. 큰 가격 변동에 유리한 전략, 예를 들어 롱 스트래들(같은 만기·같은 행사가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사서 큰 변동에 베팅하는 전략)이 급격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움직임에 대비한 헤지(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거래) 수단으로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유가와 USD/CAD가 보통 반대로 움직인다는 역상관(한쪽이 오르면 다른 쪽이 내리는 관계)이 약해지고 있다. 2025년 데이터에서는 이 관계가 뚜렷했지만, 지금은 달러 안전자산 수요가 이를 눌러버리고 있다. 따라서 유가만으로 설명하는 과거 모델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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