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은 15일(화) 미 달러화가 소폭 반등하는 가운데 온스당 4,7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하루 기준 거의 2.50% 하락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재부각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미국 경제지표도 금값에 하방 압력을 더했다. 3월 소매판매(가계의 소비 지표)는 전월 대비 1.7% 증가해 예상치(1.4%)를 웃돌았고, 2월 수치는 0.7%로 상향 조정됐다. ADP 고용변화 4주 평균(민간부문 고용 추정치)도 3만9,000명에서 5만4,800명으로 늘었다.
Market Drivers And Geopolitical Signals
파키스탄에서 열릴 수 있다는 미국-이란 2차 평화협상과 관련해 보도는 엇갈렸다. 이란 국영방송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란 대표단이 이슬라마바드로 이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JD 밴스 부통령이 협상을 위해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주간의 휴전은 수요일 종료될 예정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연장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했다. 또 합의가 서명되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미 해군 전력과 이란의 대응으로 사실상 ‘이중 봉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유가를 떠받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위험을 다시 부각시킨다. 그 결과 금리(중앙은행 기준금리)가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되는데, 이 경우 이자가 나오지 않는 자산인 금(무이자 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4시간 차트 기준으로 금은 볼린저 밴드 중심선(가격 변동 범위의 중간선) 4,795.92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저항선은 4,725달러, 4,796달러, 4,867달러 부근으로 제시됐다. RSI(상대강도지수·가격 과열/침체를 보여주는 지표)는 약 35, ADX(추세 강도를 나타내는 지표)는 14 수준이었다.
Volatility Strategy And Options Positioning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포지셔닝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금 변동성지수인 GVZ(금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한 ‘공포지수’)는 최근 1주일 동안 30% 이상 급등했을 가능성이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시장 반응을 연상시키는 움직임으로,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은 비싸졌지만 급등락 시 수익 기회도 커질 수 있다. ‘롱 스트래들’(같은 행사가격·만기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하는 전략)은 박스권을 크게 벗어나는 움직임이 나올 때 방향과 무관하게 수익을 노릴 수 있다.
당장은 강달러와 예상보다 강한 소매판매 지표가 부담으로 작용해 하락 쪽이 상대적으로 우세해 보인다. 2025년 COT(Commitment of Traders·미 선물시장 참여자 포지션 보고서)를 보면, 지정학적 위험보다 연준(Fed)의 매파적 정책(금리 인상/고금리 유지 성향)이 더 부각될 때 헤지펀드 등 ‘관리자금’이 매수 포지션을 빠르게 정리(청산)한 사례가 있었다. 따라서 협상이 공식적으로 결렬될 경우 추가 하락을 노리고 행사가 4,650달러 부근의 풋옵션(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권리)을 매수하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신중한 대응이 될 수 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이 배럴당 130달러 이상에서 버티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해석을 강화한다.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물가상승 방어)로 자주 거론되지만, 현재 시장은 이자 수익이 없는 금을 보유할 때의 기회비용(다른 이자 자산을 못 사서 생기는 비용)을 더 크게 의식하고 있다. 중앙은행 정책 기조가 뚜렷하게 바뀌기 전까지 이런 압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술적으로는 4,725달러 부근이 강한 저항선으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주 저점 아래로 하락이 이어지면 단기 급락이 나올 수 있다. 다만 RSI가 가격의 신저점을 따라가지 못하는 ‘강세 다이버전스’(가격은 더 내려가지만 모멘텀 지표는 덜 약해지는 신호)가 나타나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예상 밖의 평화 합의가 나오면 급격한 안도 랠리가 가능해, 외가격 콜옵션(현재 가격에서 먼 높은 행사가의 콜옵션)처럼 상대적으로 싼 옵션으로 ‘꼬리위험’(확률은 낮지만 충격이 큰 이벤트 위험)에 대비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