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5월 13일 이후 미국 달러 대비 각각 약 0.9% 하락했다. 이는 원유·가스 가격 변동과 국채 금리(채권 수익률) 변화와 연동된 흐름으로 해석된다.
미 국채 금리는 유로존 국채 금리보다 더 빠르게 올랐다. 동시에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전망에 대한 시장 반영(시장금리에 반영된 예상)은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미국과 유로존의 금리 격차(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됐고 단기적으로 유로화에 달러 대비 하락 압력을 더했다.
통화정책 기대 변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바뀌었다. 시장은 더 이상 연내나 내년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현재 시장 가격은 연말까지 18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중동 정세는 에너지 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채권시장과 통화정책 전망으로 이어졌다. 이런 요인들이 최근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약세에 기여했다.
2025년 같은 시기에도 미국 국채 금리가 유로존 금리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유로화가 타격을 받았다. 당시 시장은 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기 시작했지만, ECB 전망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에너지 가격 불안까지 겹치며 EUR/USD(유로/달러 환율)에 뚜렷한 하락 압력이 형성됐다.
현재도 금리 격차가 핵심 변수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4.6%, 독일 10년물 국채(분트) 금리는 약 2.7% 수준으로, 달러의 매력을 유지시키고 있다. 다만 EUR/USD가 1.07 부근에서 거래되는 가운데, 지난해 나타났던 가파른 달러 강세가 둔화되는 신호도 관측된다.
EUR/USD 거래 시사점
최근 물가 지표는 향후 몇 주간 이 구도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는 3.1%로 소폭 둔화한 반면, 유로존 HICP(조화 소비자물가지수·국가별 물가지표를 동일 기준으로 맞춘 유로존 물가 지표)는 2.8%로 끈적한 흐름을 이어가며 ECB 인사들의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을 자극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ECB 태도가 더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하며, 양측 정책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옵션 거래자라면 다음 분기(약 3개월) 만기 기준으로 1.09 수준의 행사가(옵션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가격)를 둔 EUR/USD 콜옵션(만기까지 정해진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을 고려할 수 있다. 시장이 ‘Fed 대비 ECB가 더 공격적’이라고 평가하기 시작하면, 이런 포지션은 유로화 반등에서 레버리지(적은 자본으로 수익·손실이 확대되는 구조)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포함된 예상 변동성)은 중간 수준으로, 진입 비용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편이다.
금리 선물(향후 금리·채권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선물)로 금리 격차 자체를 거래하는 기회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독일 분트 선물을 매수(롱)하고 동시에 미 10년물 T-노트 선물을 매도(숏)하는 전략은, 유로존 금리가 미국보다 덜 떨어지거나 더 빨리 오를 경우 유리하다. 이는 두 중앙은행 간 정책 격차 축소라는 테마에 직접 베팅하는 방식이다.
과거 2014~2015년에도 ECB 완화와 Fed 긴축이 크게 엇갈리며 유로화가 크게 움직인 사례가 있다. 현재 환경은 2025년에 시작된 흐름이 되돌려질 수 있는 변곡점에 가까워졌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몇 주간 주요 중앙은행 인사 발언을 면밀히 추적하는 것이 포지션 타이밍을 잡는 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