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는 28일(현지시간)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이란이 설립한 ‘페르시아만 해협 당국’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재무부는 이 당국과 협력하는 주체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이란 정예군)에 지원을 제공하고 그로부터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전쟁을 개시한 뒤 해협을 폐쇄했으며, 이 당국은 지난주 해협 주변 광범위 해역에 대한 테헤란의 영유권 주장을 재확인하는 지도를 공개했다.
제재 조치 이후 유가는 강세를 보였다. WTI는 1.6% 오른 배럴당 약 89.80달러를 기록했다. WTI(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미국산 경질유(가볍고 황 함량이 낮아 정제가 쉬운 원유) 대표 가격(벤치마크)으로, 쿠싱(Cushing) 허브(미 오클라호마주 원유 인도·저장 중심지)를 통해 인도된다. 가격은 수급뿐 아니라 제재와 분쟁 등으로 물류가 막힐 때 크게 영향을 받는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 변동도 중요하다. 또한 미국석유협회(API·민간 단체)와 미 에너지정보청(EIA·정부 기관)의 재고 통계가 시장 기대를 바꾸기도 한다. 두 기관 수치는 대체로 비슷하며, 전체의 약 75%에서 오차가 1% 이내다. 12개 회원국이 결정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생산정책과, OPEC에 비회원 10개국이 더해진 OPEC+(확대 협의체)도 가격에 영향을 준다.
강화되는 제재와 확대되는 변동성
미국의 이번 제재로 유가가 더 올라 WTI는 배럴당 90달러에 근접했다. 이는 단기간에 긴장을 낮추기보다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보인다. OVX 지수(원유 옵션의 내재변동성 지표·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가격 변동 예상치)가 52주 고점 수준까지 급등하며, 분쟁 장기화에 대한 시장 불안을 반영했다.
공급 충격과 분쟁 속 거래 전략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2월 28일 전쟁 이후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하루 약 2,100만 배럴의 해상 수송 물량이 이 해협을 통과해 왔는데, 최근 EIA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재고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런 공급 충격이 가격을 떠받치며, 시장에 강한 하방 지지(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게 받쳐주는 구간)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향후 몇 주간 극단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옵션 활용을 권고한다. 군사적 충돌 급격 확대 또는 전격 휴전 합의 가능성이 공존해 유가가 한쪽으로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면 배럴당 100달러로 급등할 때 수익 기회를 노릴 수 있고, 풋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은 돌발 호재로 가격이 급락할 때 손실을 방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