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수요일 초반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만료 직전에 휴전 연장을 결정했지만, 미·이란 갈등을 둘러싼 경계심이 이어진 영향이다. XAU/USD(달러 기준 금 현물)는 4,735달러 부근에서 거래됐으며, 전날 기록한 1주일 저점 4,668달러를 웃돌았다.
이란 지도부는 “위협의 그늘 아래”에서의 협상을 거부했고, 파키스탄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2차 회담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 지도부가 이란이 단일한(통합된) 제안을 마련할 시간을 주기 위해 휴전 연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휴전 연장과 봉쇄(해상 차단) 리스크
미국의 이란 항만에 대한 해상 봉쇄(해군이 선박 출입을 통제해 물자 이동을 막는 조치)는 유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안서 제출과 협상 종료까지 봉쇄를 계속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뉴욕포스트는 협상이 이르면 금요일에 열릴 수 있다고 보도했지만, 타스님은 테헤란이 해당 날짜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금 반등은 제한됐다. 미국 금리가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은 전쟁 발발 이후 약 10% 하락했다. 유가는 호르무즈 해협(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해상 통로)을 통한 공급이 크게 제한된 상태가 이어지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지표는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7% 증가(2월 0.7%)했고, CPI(소비자물가지수·가계가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물가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는 전월 대비 0.9% 상승(이전 0.3%)했다. 차트상 금은 100일 SMA(단순이동평균선·일정 기간 가격의 평균으로 추세를 보는 지표) 4,731달러와 200일 SMA 4,236달러 위를 유지했지만, 50일 SMA 4,882달러 아래에 머물렀다. RSI(상대강도지수·과매수/과매도를 가늠하는 지표)는 48, MACD(이동평균수렴·확산·추세 전환을 보는 지표)는 플러스(상승 신호)였다.
금리 변동성과 전략
지난해 금값을 눌렀던 ‘higher-for-longer(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 환경은 2026년 4월 현재도 핵심 변수다. 3월 CPI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3.5%로 완강하게 나타나면서, 시장은 올해 예상했던 연준(Fed·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일부 되돌려 반영했다. 이는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안전자산(위기 시 선호되는 자산) 수요에도 불구하고 금에는 부담(역풍)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지정학적 호재(상승 요인)와 통화정책 부담(하락 요인)이 맞서는 구도에서는 변동성(가격이 흔들리는 정도) 자체를 투자 대상으로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금 옵션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이 완만히 오르고 있어 시장이 큰 가격 변동을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방향을 맞히기보다 불확실성에서 수익이 나도록 거래를 설계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4,882달러 부근이 중요한 심리적 가격대다. 과거 ‘저항선(상승을 막던 구간)’이었던 이 구간이 ‘지지선(하락을 막는 구간)’처럼 작동할 수 있다. 파생전략(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전략)으로는 5,000달러 위 행사가(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가격)의 콜옵션(상승 시 수익이 나는 옵션)을 매수해 돌파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다. 반대로 4,882달러 아래 행사가의 풋옵션(하락 시 수익이 나는 옵션)을 매수하면 지지선 이탈과 박스권(좁은 범위에서 횡보하는 구간) 복귀 위험을 방어(헤지)할 수 있다.
유가는 여전히 핵심 변수다. EIA(미국 에너지정보청) 자료에서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드는(감소 폭이 큰) 사례가 나오면서 유가가 강세를 유지했고,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기 어렵게 만드는 물가 우려를 자극한다. 이 흐름은 금의 성격을 복잡하게 만들어, 순수한 안전자산이라기보다 에너지 시장에 민감한 고위험·고변동성 자산처럼 움직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