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조정(되돌림)과 유동성 압박
금 가격은 3월 고점(5,419달러) 대비 15% 이상 하락했다. 이번 주 초에는 고점 대비 20% 넘게 밀리기도 했다.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손실을 메우거나 증거금 추가 납부(마진콜: 담보·증거금이 부족해져 추가 자금 납입을 요구받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금을 팔아 현금(주로 달러)을 확보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 우려(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며 “금리가 더 오래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지지했다. 시장은 이제 연방준비제도(Fed)가 2026년까지 금리를 동결(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앞서 기대됐던 ‘최소 2차례 인하’ 전망은 약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수익률(채권을 보유할 때 기대되는 연간 이자수익률)이 상승했다. 기술적으로는 100일 단순이동평균(SMA: 일정 기간 가격을 평균낸 값으로, 추세 판단에 쓰이는 지표)에서 가격이 막혔고, RSI(상대강도지수: 가격 상승·하락의 힘을 0~100으로 나타내 과열/침체를 가늠)도 30대 초반으로 약세 구간에 있다. ATR(평균진폭: 하루 변동폭의 평균으로 변동성 크기를 보여주는 지표)은 상승하고 있다. 저항선(가격 상승 시 막힐 수 있는 구간)은 4,622달러 부근, 이후 4,964달러와 5,000달러가 거론된다. 지지선(가격 하락 시 버틸 수 있는 구간)은 4,306달러 부근과 200일 SMA(약 4,112달러)로 제시됐다. 각국 중앙은행은 2022년에 금을 1,136톤(약 700억달러 규모) 매입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금은 보통 달러와 미국 국채 가격(또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금리가 하락할 때 수혜를 받는 경향이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미·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이 큰데도 금이 전형적인 ‘안전자산(위기 때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는 자산)’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지금은 현금, 특히 달러 수요가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하면서, 트레이더들이 다른 포지션 손실을 메우기 위해 금을 매도하는 흐름이 우세하다. 이런 흐름은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높은 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파생상품 포지셔닝과 되돌림(급반전) 위험
이 압력은 고유가가 촉발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더 커지고 있다.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웃돌며 2022년 에너지 충격(에너지 가격 급등이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준 시기)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흐름은 연준이 2026년까지 금리를 강하게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를 키웠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화로 물가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에서 물가상승률이 4.5%로 다시 올라 ‘매파적(금리 인상·긴축에 우호적인)’ 전망을 뒷받침했다. 파생상품(선물·옵션처럼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움직이는 상품) 트레이더 관점에서 이런 환경은 단기적으로 금에 약세(하락) 대응을 시사한다. 4,306달러의 단기 지지선 부근 행사가(스트라이크, 옵션을 행사할 가격)를 가진 풋옵션(하락에 베팅하는 옵션) 매수는 추가 하락에 대응하는 직접적인 방법이다. 해당 구간이 무너지면 다음 목표는 200일 이동평균선(약 4,112달러) 부근을 노리는 풋옵션이 된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이 비싸지고 있다. 이때 핵심 저항선인 100일 SMA(4,622달러)보다 충분히 위쪽 행사가로 콜 신용스프레드(콜옵션을 낮은 행사가에 매도하고 더 높은 행사가에 매수해 위험을 제한하면서 프리미엄을 받는 전략)를 매도하는 전략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금 가격이 횡보하거나 추가 하락할 때 프리미엄 수취로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다만 외교적 돌파구가 나오면 급격한 되돌림(급반전)에 대비해야 한다. 평화 합의가 성사되면 유가가 급락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빠르게 완화되고, 장기간 고금리 논리도 약해질 수 있다. 그 경우 금을 팔아야 할 핵심 이유가 사라져, 가격이 급등하는 ‘쇼트 스퀴즈(공매도 포지션의 손절매가 몰리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가 나타날 수 있다. 2025년에 시장을 규정했던 대규모 중앙은행 매입은 기관 수요(연기금·중앙은행 등 큰손의 매수)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밑단 수요’는 장기적으로 가격 하단을 지지하지만, 현재는 시장의 급한 현금 수요(유동성 수요)에 가려져 있다. 이는 2020년 3월 ‘현금 확보 경쟁(dash for cash: 투자자들이 위험자산뿐 아니라 금 같은 자산도 팔아 현금을 확보하던 현상)’ 당시처럼, 금이 다른 자산과 함께 일시적으로 매도된 뒤 다시 상승 흐름으로 복귀했던 상황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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