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XAU/USD)은 화요일 아시아 장 초반 상승해 4,575달러 부근에서 등락했으며, 미 달러(USD·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4,550달러 위에서 지지를 유지했다. 이번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위한 잠정 합의(일시적으로 적용되는 중간 합의)를 두고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뒤, 시장이 미국-이란 회담 가능성을 저울질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관련 외교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파키스탄, 터키, 이집트, 요르단에도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일부 아랍 국가의 관계 정상화 합의)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해결되지 않은 쟁점도 여전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자유 통항’(통행 제한 없이 지나갈 수 있는 권리)이 허용될지, 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자금 동결 해제(해외 등에서 묶여 있는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풀어주는 것) 일정 등이 핵심이다.
Market Sentiment and Key Events
금값은 4,575달러 인근에서 버티는 흐름이다. 미국-이란 평화 협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달러를 약하게 만들었고, 이것이 금값을 받치고 있다. 이번 주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외교 진전 여부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로 이어지는 합의가 나오면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수 있고,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번 주 최대 이벤트는 목요일 발표되는 미국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다. PCE 물가지수는 가계가 실제로 지출한 상품·서비스 가격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연준(Fed·미국 중앙은행)이 물가 판단에 특히 중시한다. 앞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시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에서 근원물가(식품·에너지처럼 변동이 큰 항목을 뺀 물가)가 전년 대비 3.2%로 둔화해 예상치를 소폭 밑돌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중앙은행이 정하는 대표 금리)를 올해 안에 인하할 수 있다는 시각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금리는 4.50% 수준이다.
단기적으로는 PCE 발표 직후 금 가격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주간 금 옵션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앞으로 가격이 얼마나 출렁일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이 이를 시사한다. 이에 따라 일부 트레이더는 스트래들(같은 만기·같은 행사가격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사서, 방향과 무관하게 큰 변동에 베팅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금은 빠르게 4,500달러 지지선(가격이 내려와도 매수세가 유입돼 잘 깨지지 않는 구간) 쪽으로 밀릴 수 있다.
Outlook, Positioning, and Risk Management
중기 흐름에서 금의 펀더멘털(기초 여건) 지지는 여전히 탄탄하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 자료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2026년 1분기에도 공격적으로 금을 매입해 글로벌 외환보유액(국가가 보유하는 달러·금 등 대외 결제용 자산)에 290톤을 추가했다. 중앙은행의 꾸준한 수요는 시장의 ‘바닥’을 만들고, 가격이 깊게 조정(상승 이후 되돌림 하락)될 가능성을 제한한다.
달러 약세 가능성과 중앙은행 수요를 고려하면, 기본적으로는 강세 관점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기존 매수(롱) 포지션을 만기가 더 긴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으로 바꾸는 전략도 거론된다. 이렇게 하면 이란 관련 합의가 성사될 경우 추가 상승 여력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지정학 협상이 어긋나면 급반전 위험도 커진다. 현재 가격 수준이 높은 만큼 악재에는 급락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일부는 외가격 풋(현재 가격보다 한참 아래에 행사가격이 있는 풋옵션으로, 급락 시 보험 역할을 하되 비용은 비교적 적은 편)을 소량 보유해 핵심 매수 포지션을 방어(헤지)하는 전략을 병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