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전일 3% 넘게 오른 뒤 되돌림(단기 상승 후 일부 하락)이 나타나며, 수요일 아시아장에서 배럴당 91.90달러 안팎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국-이란 평화 합의(전쟁을 멈추기 위한 합의) 진전 가능성을 저울질했다. 가격 흐름은 호르무즈 해협(중동 산유국 원유가 전 세계로 나가는 핵심 해상 통로)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영향을 받았다. 미군은 이란 남부에서 ‘자위 목적’의 타격(자기방어를 이유로 한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고,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란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는 미군 F-35 전투기와 여러 대의 드론(무인기)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는 화르모즈گان주에서의 미국 타격을 ‘중대한 위반’으로 규탄했다. 이는 이란 언론이 화요일 새벽 폭발음을 보도한 뒤 나온 반응이다. 이번 충돌은 더 큰 분쟁을 멈추고 봉쇄를 풀어 해상 운송을 정상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법적 구속력은 약한 합의문) 논의를 흔들 수 있다. 초기 합의에는 60일의 유예 기간(일단 시간을 두고 추가 협상을 하는 기간)을 두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핵 개발 계획) 같은 난제를 다루는 구상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를 우선하라고 촉구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최종 합의까지 며칠이 더 걸릴 수 있다며, 테헤란의 동결 자산(해외에서 묶여 있는 이란 자금)과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해상 통행 보장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WTI 원유의 변동성과 불확실성
WTI 원유는 배럴당 82달러 안팎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란발 외교적 신호(협상 가능성)는 가격에 하락 압력, 군사적 긴장 고조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쪽에는 평화 합의, 다른 한쪽에는 대규모 충돌 가능성이 놓여 있어 시장 내부 긴장이 커지고 있다. 큰 움직임이 나올 수 있지만 방향은 불투명하다.
이런 환경에서는 방향을 맞히기보다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CBOE 원유 변동성지수(OVX·원유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는 현재 32 안팎인데, 밤사이에도 상황이 급변할 수 있는 국면치고는 낮아 보인다. 우리는 상승이든 하락이든 큰 가격 변동에 대비하고 있다.
지정학적 위험 속 매매 전략
7월·8월물에 대해 ‘외가격 스트랭글’을 검토하고 있다. 스트랭글(콜옵션과 풋옵션을 모두 사는 전략)은 가격이 어느 쪽으로든 크게 움직이면 수익이 날 수 있다. 외가격(out-of-the-money)은 현재 가격보다 위(콜)·아래(풋)에 있는 행사가의 옵션으로, 비용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큰 변동이 필요하다. 이 전략은 미-이란 대치의 결말을 맞히지 못해도, 변동성 급등(옵션 가격 상승)에서 이익을 노릴 수 있다.
지정학 이슈 외에도 수급 여건이 타이트해지고 있다. 지난주 EIA(미국 에너지정보청) 보고서는 원유 재고가 310만 배럴 감소(재고 감소는 공급 여유가 줄었다는 뜻이라 가격에 우호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OPEC+(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도 3분기까지 감산(생산을 줄여 가격을 지지하는 조치)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런 요인은 가격 하단을 지지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긴장이 더 커질 경우 가격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