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달러(NZD)는 17일(현지시간) 달러(USD) 대비 2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하며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NZD/USD 환율은 0.5983까지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평화 합의(분쟁을 끝내는 외교적 타협) 진전 보도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달러 수요가 줄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테헤란)은 미국이 제출한 14개 항목 계획을 검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란과 “매우 좋은 대화”를 했다고 말하며, 합의가 조만간 성사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유가와 위험선호
알하다스(Al Hadath)는 X(옛 트위터)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해상 통로) 재개를 위한 소통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미국 원유 가격 지표)는 90달러를 소폭 웃돌았고, 브렌트유(글로벌 원유 가격 지표)는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뉴질랜드는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여서 유가 하락은 무역비용 부담을 낮춰 NZD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이번 주 초 1분기 실업률이 하락했지만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미국에서는 ADP 고용보고서(미 민간 고용 추정치)가 4월 고용 증가가 예상보다 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8일 발표 예정인 비농업부문 고용지표(Nonfarm Payrolls·미 노동부가 내놓는 핵심 고용지표)를 앞둔 재료로 해석된다. 또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고용 둔화 여부를 보여주는 주간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 인사 발언이 예정돼 있다.
NZD는 뉴질랜드 경기와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Reserve Bank of New Zealand)의 통화정책, 중국 수요, 유제품(특히 분유)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RBNZ는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목표를 연 1~3%(중심 2%)로 두며, 미국과의 금리 차이도 NZD/USD에 영향을 준다.
NZD는 시장이 위험자산을 선호할 때(위험선호) 오르고, 불확실성이 커질 때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금리 차이와 캐리
NZD(키위달러)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과거(2025년)와 달리 중동 이슈 하나가 시장을 좌우하는 국면이 아니라는 신호로 풀이된다. 현재 WTI 유가는 배럴당 82달러 안팎으로 안정돼 있는데, 당시의 90달러 이상 수준보다 낮아 달러의 안전자산(불안할 때 선호되는 통화) 수요 압력이 완화됐다. 이는 원자재 통화(자원 가격과 동행하는 경향이 있는 통화)인 NZD에 우호적이다.
금리 차이는 여전히 NZD에 소폭 유리하다. RBNZ는 기준금리(정책금리)인 현금금리(OCR·Official Cash Rate)를 5.50%로 유지하며, 지속되는 물가 압력을 억제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인플레이션은 3.8%였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상대적으로 완화적(당장 금리를 올리기보다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NZD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 대상으로 매력이 유지된다. 파생상품(가격이 기초자산에 연동되는 금융상품) 투자자라면, RBNZ가 Fed보다 더 오래 긴축적 입장(매파·hawkish: 금리 인상/고금리 유지에 적극적인 성향)을 유지할 가능성을 반영한 옵션(특정 가격에 사고팔 권리) 가격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뉴질랜드 국내 경기 흐름은 점검이 필요하다. 장기간의 긴축적 통화정책(높은 금리로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 이후 경기(특히 내수)가 식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통계청(Stats NZ)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실업률은 4.3%로 소폭 상승했다. 성장세가 약해지면 키위달러 추가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다.
대외 변수로는 중국 경기의 견조함이 핵심이다. 최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경기 확장/위축을 50을 기준으로 가늠하는 설문지표)가 50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머물러, 강한 호황이라기보다 취약한 회복으로 해석된다. 긍정적 요인으로는 글로벌 유제품 경매(Global Dairy Trade·뉴질랜드 중심의 유제품 국제 경매)에서 가격이 1.5% 상승해 NZD에 기초체력(펀더멘털) 측면의 지지 요인이 됐다. 중국발 지표가 갑자기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옵션을 통한 헤지(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어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
전반적인 위험심리는 2025년 중동 긴장 국면보다 균형적이다. 변동성지수(VIX·미 증시 불안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는 현재 18 수준이다. 이 환경에서는 금리 측면에서 NZD가 지지를 받더라도, 뉴질랜드 국내 경기와 중국 경기 우려가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NZD/USD가 크게 치고 올라가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콜 스프레드(낮은 행사가 콜을 매수하고 높은 행사가 콜을 매도해 비용과 위험을 줄이는 옵션 전략) 같은 전략이 제한적 상승을 노리면서 위험을 관리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