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USD)는 월요일 장 초반 갭(전일 종가 대비 가격이 끊겨 낮게 시작하는 현상) 하락으로 출발해 99.30(지난주 박스권 하단) 부근에서 99.00으로 밀렸다. 미국-이란 평화 합의 기대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봉쇄 해제) 가능성이 커지며 안전자산(불확실성이 커질 때 선호되는 자산) 성격의 달러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테헤란과의 합의가 임박했다고 언급하자 위험선호(리스크온,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개선됐다. 다만 그는 협상단이 “합의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고, 합의 서명 전까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별도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호르무즈 재개를 위한 “상당히 유력한 제안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으며, 다른 수단을 검토하기에 앞서 외교(외교적 해결)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미국 시장은 메모리얼데이(현충일) 은행 휴일로 휴장해 월요일 주요 경제지표 일정은 비어 있다. 시장의 시선은 목요일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옮겨가고 있다. PCE 물가지수는 미국 가계가 실제로 지출한 항목을 반영해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연준(Fed·미 연방준비제도)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알려져 있다. 최근 지표는 미국 경제의 견조함을 시사했고, 물가 상승 속도도 빠르면서 연준의 금리 경로(향후 기준금리 방향)에 대한 주목도가 커졌다. CME그룹의 FedWatch Tool(선물시장 가격을 바탕으로 연준의 향후 금리 가능성을 추정하는 도구)에 따르면, 시장 기대는 이란 공격(2월 28일) 이전의 전망에서 바뀌어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반영하는 쪽으로 이동했다. 이는 달러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정학 변수와 원유 흐름이 달러 심리에 미치는 영향
주 초 달러는 워싱턴과 테헤란 간 외교 대화 재개에 반응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우려를 완화한다. 그 결과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중반대로 소폭 하락하면서 안전자산 달러 수요도 줄었다.
국무부의 “건설적 틀(constructive framework)” 관련 긍정적 발언이 현재의 위험선호 분위기를 키우고 있다. 다만 2024년과 2025년에도 비슷한 외교적 진전이 결국 교착 상태로 끝난 전례가 있어, 투자심리가 빠르게 되돌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 이런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달러 약세는 단기적일 가능성이 있다.
PCE와 연준의 금리 전망 변화
미국 내에서는 이번 주 4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에 관심이 쏠린다. 3월 근원 PCE(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를 보는 지표)가 2.8%로 낮아지지 않고 연준 목표(2%)를 크게 웃도는 만큼, 이번 수치가 높게 나오면 연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자 시장은 연준이 더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에 더 적극적인 태도)일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CME FedWatch Tool에 따르면, 시장은 연말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40%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2026년 초에 우세했던 금리 인하 기대에서 크게 달라진 변화다. 이런 재평가(시장 금리 기대의 상향 조정)는 달러 하단을 지지해, 달러의 큰 폭 하락을 제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