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XAU/USD)은 월요일 갭 하락으로 출발한 뒤 반등해, 장중 저점으로 약 4,632달러를 찍은 후 4,717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높아지며 ‘위험 회피(리스크 오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시장 분위기)’가 이어진 탓에 상승폭은 제한됐다.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협상은 돌파구 없이 종료됐다. 2주간 휴전 기대감에 따른 낙관론도 약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해상 봉쇄를 지시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미군 중동 담당 사령부)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월요일 10시(그리니치표준시 14시)부터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서 이란 항구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모든 선박을 감시·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긴장과 에너지 충격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이란 정예 군사조직)는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하는 군함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원유 가격은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미국 원유 가격의 대표 지표)는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배럴당 약 96달러로 약 6.5% 올랐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물가 전반의 상승) 우려를 키우며 미국 금리가 ‘더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란 관측을 강화했다. 이는 달러와 미국 국채 금리를 지지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소비자가 자주 사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 헤드라인(전체) 상승률은 전월 대비 0.9%로, 2월 0.3%에서 확대됐다. 전년 대비로는 3.3%로 2.4%에서 높아졌다.
기술적으로 금 가격은 100일 단순이동평균선(SMA·일정 기간 종가의 산술평균) 4,687.17달러와 200일 SMA 4,185.69달러 부근 위에 있으나, 50일 SMA 4,899.38달러는 밑돌고 있다. RSI(14·14일 상대강도지수: 가격 상승·하락의 강도를 0~100으로 나타내는 지표)는 47 부근이며, ADX(추세강도지수: 추세의 강도를 수치로 표시)는 27 수준이다. 저항선은 5,000~5,200달러, 지지선은 4,600~4,500달러 구간으로 제시된다.
옵션 포지셔닝과 변동성
불확실성이 큰 만큼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을 바탕으로 가치가 정해지는 금융상품) 거래자는 변동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 옵션(특정 가격에 살·팔 권리) 시장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스트래들(같은 행사가·만기의 콜과 풋을 동시에 매수)이나 스트랭글(서로 다른 행사가의 콜과 풋을 동시에 매수) 같은 ‘롱 변동성(큰 가격 움직임에 베팅)’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이 전략은 지정학적 공포가 이길지, 고금리 현실이 이길지 방향을 맞히지 않아도 큰 폭의 가격 변동이 나오면 수익을 낼 수 있다.
방향성 전망이 있는 투자자라면 옵션으로 위험을 제한하는 접근이 가능하다. 4,800달러의 과거 저항 구간을 목표로 콜 스프레드(낮은 행사가 콜 매수+높은 행사가 콜 매도)를 활용하면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긴장 고조에 베팅할 수 있다. 또 핵심 구간인 4,200달러 아래 행사가의 풋(매도 권리)을 매수하면, 긴장이 완화되고 시장의 관심이 금리로만 돌아가면서 매도세가 재개될 때 방어(헤지: 손실을 줄이기 위한 거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4,200달러는 지난해 200일 이동평균선과 맞물리는 구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