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달러는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Reserve Bank of New Zealand)이 통화정책을 동결하면서도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향후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태도) 메시지를 내놓은 뒤 강세를 보였다. 단기적으로 NZD/USD(뉴질랜드달러/미국달러 환율)는 0.5800~0.6000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인 공식현금금리(OCR·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맡기거나 빌릴 때 적용되는 정책금리)는 2.25%로 3회 연속 유지됐지만, 위원회 표결은 3대 3으로 팽팽했고 총재의 캐스팅보트(가부 동수일 때 결정하는 한 표)로 동결이 확정됐다.
위원회의 금리 전망은 더 긴축적인(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새 OCR 경로는 스왑(금리스왑·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하는 금융계약) 시장 가격에 더 가까워졌는데, 이는 향후 3년간 150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인상을 시사한다. 25bp(0.25%포인트) 첫 ‘온전한’ 인상 시점도 기존 2027년 1분기에서 3분기로 앞당겨졌다. 2029년까지 누적 인상 전망치는 75bp에서 100bp로 상향됐다. 다만 미국 성장 전망이 뉴질랜드보다 더 강하다는 점이 NZD/USD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매파적 RBNZ가 하단을 받치지만, 미국 강세가 상단을 막는다
RBNZ의 이번 ‘매파적 동결’은 뉴질랜드달러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본다. 표결이 갈렸고 향후 금리 인상 경로가 상향된 점은 뉴질랜드달러에 기초적인(펀더멘털) 지지력을 제공한다. 이는 향후 몇 주 동안 NZD/USD의 큰 폭 하락을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견조한 미국 경기와 강달러가 상승 여력을 막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 고용지표에서 지난달 일자리가 21만개 이상 늘어 고용이 탄탄했음을 보여줬다. 또 미국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오르는 현상)이 연준(Fed·미국 중앙은행)의 목표를 웃도는 3.5% 수준에 머물면서, 금리 인하 필요성은 약해지고 있다. 이 같은 양국의 흐름 차이가 NZD/USD의 상단을 제한한다.
박스권 전망과 변동성 전략
이런 환경에서 NZD/USD는 0.5800~0.6000 범위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에 따라 옵션(정해진 가격에 사고팔 권리를 주는 파생상품) 전략을 통해 변동성(가격 흔들림)을 ‘파는’ 접근이 유리할 수 있다. 0.5900을 중심으로 한 숏 스트랭글(short strangle·행사가가 다른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이나 아이언 콘도르(iron condor·범위 내 움직임에 베팅하는 옵션 조합) 같은 구조가 거론된다.
뉴질랜드 경기 자체도 제약 요인이다. 최근 분기 국내총생산(GDP·한 나라가 일정 기간 생산한 재화·서비스의 총합) 증가율이 -0.1%로 줄어들며, 뉴질랜드달러가 크게 오르기 어렵다는 평가다. 매파적 중앙은행과 약한 내수 경기의 힘겨루기는 전형적인 박스권 장세를 만든다. 2024년 말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 약 3개월 동안 250핍(pip·환율의 최소 변동 단위) 범위에 묶인 사례가 있다.
이 전망의 핵심 위험은 양국 중 한 곳이라도 물가 지표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며 박스권이 깨지는 경우다. 현재 1개월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예상 변동성)은 9.2% 안팎으로 낮은 편이어서, 시장은 큰 변동을 크게 반영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향후 소비자물가지수(CPI·대표적인 물가 지표) 발표를 주시하며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