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KRW는 1,510원선을 잠시 웃돈 뒤 1,500원선으로 되돌아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통화긴축(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는 정책) 신호를 강화한 영향이다. 코스피는 장중 최대 5% 하락했다가 낙폭을 약 1% 수준으로 줄였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8회 연속 2.50%로 유지했고, 다음 조치는 인상(금리 올리기) 가능성이 크다고 시사했다. 7명의 금융통화위원 중 2명은 25bp(0.25%포인트) 인상에 표를 던졌다.
한은은 2026년 전망치도 상향했다. 실질 GDP 성장률(물가 영향을 뺀 실제 성장) 전망을 0.6%포인트 올려 2.6%로 제시했고, 소비자물가(CPI) 전망도 높였다. 전체 물가(헤드라인 인플레이션)는 0.5%포인트 오른 2.7%, 식료품·에너지 등 변동이 큰 품목을 뺀 근원물가(코어 인플레이션)는 0.3%포인트 오른 2.4%로 상향됐다. 원화 가치를 평가할 때, 원화는 실질실효환율(물가와 교역 상대국 통화를 함께 반영한 ‘원화의 실질 가치’ 지표) 추세 대비 11% 이상 낮아 2009년 이후 가장 큰 저평가 상태다. 이 격차는 현재의 에너지 가격 급등(에너지 쇼크)이 완화되기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BoK Policy And Won Valuation Dynamics
USD/KRW는 1,380원 부근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는 전반적인 달러 강세 흐름을 반영한다. 한국은행이 정책금리(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결정은 원화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달러 강세와 한은의 매파적(금리 인상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기조가 맞물리면서, 단기간에 뚜렷한 방향성이 나오기 어려운 균형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
한은이 매파적 태도를 유지하는 배경은 물가 압력(물가가 오르려는 힘)이 쉽게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2026년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9% 상승했다. 이는 한은 물가 목표치 2%를 여전히 크게 웃돌아, 금리 인하(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 논의는 이르다는 시장 인식을 강화한다. 한은의 다음 조치는 인하보다 인상 가능성이 더 크며, 이는 원화 약세 폭을 제한할 요인으로 보인다.
기초 여건(펀더멘털) 측면에서 원화는 크게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실질실효환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보기 드문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평가가 오래 이어지는 핵심 요인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한국은 에너지 순수입국(에너지를 해외에서 많이 들여오는 나라)이라 에너지 가격 상승의 충격을 크게 받는다. 브렌트유(국제 유가의 대표 지표) 가격이 배럴당 88달러 부근에서 유지되면 교역조건(수출로 벌어들이는 돈 대비 수입 비용의 유불리)을 악화시켜 원화 강세(원화 가치 상승)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