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보뱅크(Rabobank)는 미·이란 간 이해(understanding) 진전 보도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리스크를 해소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합의된 것은 짧은 메모랜덤(memorandum)에 불과하고 핵심 세부사항이 여전히 미결이라는 이유다. 라보뱅크는 유량(물동량) 정상화 시점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고 지적했다. 미국 당국자 1명은 에너지 수송 재개까지 1~2주가 걸릴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해운 전문가들은 40~50일을 거론해 왔다. 설령 재개가 이뤄지더라도 ‘갇혀 있던’ 선박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엑소더스가 시작되면 화물이 최종 수요지에 도착하기까지 수 주가 더 걸릴 수 있다. 다만 이날 아침 이란 유조선 3척과 필수 물자 운반선 2척이 미 해군 봉쇄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미국과의 60일 협상 기간 동안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는 사실상 통행료(de facto tolls)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으로, 워싱턴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라보뱅크는 이런 시간표가, 항로를 이탈한 원유 운반선들이 재진입 여부를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운영상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분석했다. 또한 테헤란이 약속된 이익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개월 내 합의가 붕괴할 위험도 제기했다. 이 경우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이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동안, 해협을 개방 상태로 유지할 유인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유 흐름의 불확실성과 변동성
시장은 미·이란 이해 관련 헤드라인에 반응하고 있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원유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 시점은 2주에서 거의 2개월까지로 엇갈린다. 이런 일정 격차만으로도 변동성 확대 요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액체(petroleum liquids) 소비의 약 21%가 이 단일 초크포인트(병목지점)를 통과한다. 브렌트유가 현재 배럴당 84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실제 차질이 발생할 경우 가격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는 현재 시장의 ‘평온’이 취약하며, 협상 차질 리스크를 제대로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과거 이 지역의 지정학적 충격은 가파르고 급작스러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곤 했다. 예컨대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 당시 브렌트유 선물은 하루 만에 약 15% 급등했다. 이란이 제시한 ‘60일’ 시한이 있는 현 상황은, 공급발 쇼크 가능성이 그에 못지않거나 더 크다.
트레이딩 시사점과 리스크
이를 감안해 우리는 WTI·브렌트유 선물에 대한 외가격(out-of-the-money) 콜옵션 매수를 검토하고 있다. 합의가 흔들릴 경우 급격한 상방 움직임에 노출될 수 있는 비교적 저렴한 방법이다. 특히 이란이 언급한 60일 협상 창을 지난, 2026년 8월 말과 9월 만기 계약을 겨냥하고 있다.
핵심 리스크는 60일 이후 통과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이란의 위협이며, 미국은 이를 분명히 반대할 것이다. 이는 전체 이해를 무너뜨릴 수 있는 명확한 지정학적 발화점(플래시포인트)을 만든다. 우리는 옵션시장이 이 특정 이벤트가 재충돌로 이어질 확률을 현재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본다.
원유 자체 외에도 해운 업종에서 고려할 다른 각도가 있다. 유조선 운영사들은 해협 복귀 리스크를 감수할지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전쟁위험 보험료(war risk insurance)와 운임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주요 유조선(탱커) 기업 주식에서 트레이딩 기회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