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는 미 달러가 약세를 보였는데도 약세 흐름이 이어졌고, 달러/엔(USD/JPY)은 여전히 160.00 부근에 머물렀다. 밤사이 거래는 변동성이 컸으며, 일본 정책당국의 경고 수위가 높아진 뒤 달러/엔은 158.27까지 하락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G7(주요 7개국) 회원국들에 일본이 외환시장을 “매우 긴박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장을 반드시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고, 스콧 베선트와 긴밀히 연락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정책 신호와 금리 전망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가 다소 꺾였고, 이달 말까지 예상되는 인상 폭은 약 5bp(베이시스포인트·금리 0.01%포인트)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우에다 총재 발언이 단기간 내 인상을 시장에 분명히 예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BoJ는 가능한 마지막 시점까지 경기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 중동 정세를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BoJ 내부에서도 시각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4월 인상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정책 정상화(금리 인상 등)를 늦추면 정부가 엔화 방어를 위해 직접 조치(환시 개입·당국이 시장에서 직접 통화를 사고파는 행동)를 검토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다.
엔화 변동성에 대한 트레이딩 시사점
이 같은 국면은 과거에도 있었다. 2024년 봄에도 비슷한 경고 뒤 실제 시장 개입이 이어졌다. 당시 160.00선이 무너지자 당국이 9조 엔 이상을 투입해 달러/엔이 단기간에 급락했다. 최근의 당국 발언은 비슷한 흐름이 재현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을 바탕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상품) 투자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엔화 옵션의 내재 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앞으로의 변동성 예상치’)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개입에 따른 급격한 변동 위험 때문에 현물환(즉시 결제되는 환 거래) 단독 포지션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달러/엔 풋옵션(환율 하락 시 이익이 나는 옵션) 등 옵션을 활용해, 개입으로 촉발될 수 있는 급락 가능성에 대비하는 전략이 거론된다.
엔화 약세의 근본 배경은 일본과 미국의 큰 금리 격차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약 4.5%, 일본 국채 10년물은 약 0.9%로, 차이는 360bp 이상이다. 이 격차는 엔화를 빌려 달러 자산을 사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를 유리하게 만들어 엔화에 하방 압력을 준다.
이 환경에서 달러/엔 롱(상승에 베팅) 포지션은 금리 격차 측면에서 논리는 있지만, 개입 위험이 크다. 따라서 외가격(out-of-the-money·현재 가격에서 멀리 떨어진 행사가) 풋옵션을 매수해 보험처럼 방어하는 방식이 적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