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가격은 목요일 3.20% 하락했으며, XAG/USD(달러 기준 은 현물가격)는 84.7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이번 하락은 최근 상승 이후 연준(Fed·미 중앙은행)의 정책 경로를 다시 평가하는 과정에서 차익실현(수익을 확정하기 위한 매도)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미 국채 수익률(국채 보유로 얻는 이자율)이 상승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자가 나오지 않는(비이자) 금속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 시장은 연준의 매파적(금리 인상 또는 고금리 유지에 우호적인) 메시지와 ‘고금리 장기화’ 전망도 함께 반영했다.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표는 가격 압력이 쉽게 꺾이지 않는 흐름을 이어갔고, 노동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단기간 내 통화완화(금리 인하 등 완화적 정책) 가능성은 낮아졌다.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드는 인플레이션 지속이 경제에 가장 중요한 위험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계 지출과 기업 비용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은은 가치 저장 수단(자산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보유 자산)으로도 활용되며, 주화·바(은괴) 또는 가격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파는 펀드)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 은 가격은 달러 가치 변동, 금리, 지정학적 위험, 광산 공급, 재활용 물량 등에 영향을 받는다.
전자기기·태양광 등 산업 수요도 가격을 움직일 수 있으며, 미국·중국·인도 경기 여건도 변수다. 은은 금과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금/은 비율(금 가격을 은 가격으로 나눈 값)은 두 금속의 상대적 고평가·저평가를 비교하는 지표로 쓰인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75%를 웃돌면서, 이자가 없는 자산인 은의 투자 매력은 낮아지고 있다. 연준은 지난주 CPI(소비자물가지수: 가계가 구입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평균 변동) 상승률이 3.8%로 높게 나오면서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강화했다. 이는 은 가격에 직접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락 흐름을 고려하면,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 매수나 선물 매도(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 같은 하락 베팅 파생상품 전략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 최근 랠리로 은 가격이 88달러에 근접했지만 과열된 모습이었고, 84달러대로의 조정은 차익실현을 감안하면 자연스럽다는 평가다. 향후 몇 주 안에 82.50달러 부근의 핵심 지지선(매수세가 유입되기 쉬운 가격대)을 시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달러 인덱스(DXY: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가 106 위에서 견조하게 유지되는 점도 부담이다. 달러 강세는 다른 통화를 쓰는 투자자에게 은이 더 비싸게 느껴지게 만든다. 2025년 내내 기대했던 ‘완화 전환(비둘기파적 전환: 금리 인하 쪽으로 정책 기조가 바뀌는 것)’과 달리, 끈적한 물가가 귀금속 시장 전반의 가격 재평가를 강제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때 유리한 전략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
금/은 비율도 85:1로 다시 상승했다. 비율 확대는 은이 금보다 약하다는 뜻으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기는 금을 선호하는 ‘위험회피’ 심리 신호로 해석된다. 이 비율이 되돌려 내려오면 은 매도세가 약해지는 초기 신호일 수 있으나, 아직 그런 징후는 뚜렷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