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100지수(NDX)는 2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증시 약세 속에 약 1.4% 하락했다. 이번 움직임은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19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오른 뒤 나타났다.
금리 상승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와 연결됐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는 소식이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고, 성장주(미래 이익 기대가 큰 기업 주식)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장기 금리, 기술주 압박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일 5.186%까지 올랐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이며, 2023년 10월의 고점(5.178%)도 넘어섰다.
같은 시간 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장중 최소 0.5% 하락했다. 나스닥100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수는 엔비디아의 1분기(회계연도 기준) 실적 발표(수요일 늦게 예정)를 앞두고 사상 최고치 부근에 머물렀다. 상대강도지수(RSI·주가가 과열됐는지 보여주는 지표)는 4월 중순 이후 70을 웃돌며 ‘과매수(단기 급등으로 되돌림 위험이 큰 상태)’ 구간에 있었으나, 최근 과매수 영역에서 내려왔다.
기술적(차트) 관점에서 언급된 수준은 50일 단순이동평균선(SMA·최근 50거래일 평균 가격을 이은 선) 부근인 2만6182선이다. 이 구간은 저항(상승을 막는 가격대)으로 거론됐다. 해당 구간까지 조정(되돌림)될 경우, 현재 수준 대비 약 9% 하락을 의미한다.
변동성과 옵션에 쏠린 시선
미국 30년물 금리가 2007년 중반 이후 처음 보는 수준으로 오르면서 기술주에는 뚜렷한 역풍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이런 압박은 변동성지수(VIX·S&P5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 불안 심리를 수치화한 지표)에도 반영돼 VIX가 22를 웃돌며 이번 분기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하락에 대비한 방어 비용(헤지 비용)이 커졌다는 의미다.
시장은 수요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옵션시장은 엔비디아(NVDA) 주가가 어느 방향이든 약 11% 움직일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롱 스트래들(같은 만기·행사가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사는 전략)’은 방향과 무관하게 큰 변동을 노리는 대표적 방법이다.
나스닥100지수가 50일 이동평균선까지 약 9% 조정될 위험이 거론되는 만큼, 보호용 풋옵션(하락 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사는 풋옵션)을 보유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장에서는 6월 말 만기의 QQQ(나스닥1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풋옵션을 매수해 포트폴리오를 헤지(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것)하는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의 높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충격을 완화하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공포가 과도하다고 보는 투자자에게는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 매도가 기회가 될 수 있다. 나스닥100지수(NDX)를 대상으로 한 ‘아이언 콘도르(상방과 하방에 각각 스프레드(옵션을 조합한 거래)를 구성해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수익을 내는 전략)’는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기대 변동성)이 높을 때 활용 가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 포지션은 엔비디아 이슈가 지나고 지수가 정해진 범위에 머물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주 이후에도 금리 고공행진이 이어지면 변동성은 쉽게 낮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될 경우 변동성 확대가 반복될 수 있다. 2023년에 금리가 비슷한 수준이었을 때도 시장은 수개월간 방향성 없이 등락을 거듭했다. 이에 따라 ‘캘린더 스프레드(만기가 다른 옵션을 동시에 사고파는 전략)’처럼 만기가 더 긴 전략이 향후 수주간의 불안정한 장세에 대응하는 데 유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