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가 인용한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레바논과의 휴전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 이번 논의는 이란을 둘러싼 미국-이스라엘의 더 큰 갈등과 연결된 헤즈볼라(레바논의 무장 정파)와의 전쟁이 6주 넘게 이어진 가운데 나왔다.
앞서 수요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놀라운 이틀”이 될 수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라고 했다.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전쟁·갈등이 붙이는 추가 가격) 사례
기사 작성 시점의 시장 움직임을 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미국 대표 원유 가격 지표)는 이날 1.85% 하락해 배럴당 87.45달러에 거래됐다.
2025년 말의 사건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가능성 보도와 더불어 미국-이란 갈등이 진정될 수 있다는 흐름이 겹치면서 WTI는 고점에서 밀려 하락했다. 가격이 80달러 중반대로 내려온 것은 전쟁 위협만큼이나 ‘평화 가능성’도 시장을 크게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뉴스 이후 에너지 시장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앞으로의 변동 폭’ 기대치)이 급락했다는 점이다. CBOE 원유 변동성 지수(OVX·원유 옵션을 바탕으로 계산한 변동성 지표)는 분쟁 기간 40대 후반까지 높아졌지만, 그해 말 30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변동성이 떨어질 때 이익을 보는 포지션, 예컨대 옵션 매도(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받고, 변동성이 줄거나 가격이 안정되면 유리한 거래)를 취한 투자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2026년 4월 현재 상황은 달라졌다. 중동 긴장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최근 OPEC+(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 생산 자료에서 감산 이행률(약속한 감산을 얼마나 지켰는지)이 115%로 나타나 예상보다 공급이 더 줄었다. 이로 인해 공급이 더 타이트해졌고, 유가 하단을 지지해 WTI는 배럴당 78달러 안팎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새 변동성에 대비한 포지셔닝
시장은 과거의 지정학적 위험을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하지 않게 된 만큼, 이제는 새로운 변동성 요인을 봐야 한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미국에서 휴가철 이동이 늘어 휘발유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이 다가오고 재고가 1년 전보다 빠듯한 상황에서, 만기가 긴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는 전략은 손실이 프리미엄(옵션 가격)으로 제한되는 방식으로 공급 이슈에 따른 유가 급등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다. 2025년 사례처럼 한 줄의 헤드라인으로 시장 이야기가 급변할 수 있는 만큼,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