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 지수(DXY)는 10일(화) 99.90선 부근에서 조심스러운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이 11일(수)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포지션을 조정하는 가운데, 5월 인플레이션이 소폭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달러는 약세를 보였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 아파치 헬기를 격추했다”며 미국이 “이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후 유가와 금은 압박을 받았고, 금은 4,250달러 아래로 밀린 뒤 4,26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이는 미 국채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가 통상 무이자 자산에 우호적이라는 점과 대비된다.
G10 외환시장에서 EUR/USD는 1.1550 부근에서 미 CPI에 시선이 쏠렸고, 유럽중앙은행(ECB)은 12일(목)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GBP/USD는 1.3390선을 향해 상승했고, USD/JPY는 160.30 부근에서 0.15% 올라 개입 경계 레벨에 근접했다. AUD/USD는 웨스트팩 소비자신뢰지수가 부진한 영향으로 0.7030선으로 밀렸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WTI가 중동발 공급 차질 가능성을 평가하는 가운데 배럴당 87.9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주요 일정으로는 11일 일본 생산자물가지수(PPI), 미국 CPI, 미국 연방예산수지; 12일 영국 월간 GDP, 미국 PPI(근원 PPI 포함),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13일 미국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및 인플레이션 기대, 중국 신규대출과 M2 통화공급이 예정돼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와 자산군 변동성
오늘 미국 CPI 발표를 앞두고 전 자산군에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높게’ 나올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으며, 이는 연준에 부담을 주고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컨센서스 대비 작은 차이도 큰 재가격조정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든 급격한 움직임에 대비해 옵션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2024년 5월 CPI가 예상보다 소폭 낮은 3.3%로 나오며 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사례와 유사하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며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이는 2022년 초 동유럽의 갈등 격화 이후 달러가 랠리했던 전형적인 ‘안전자산 선호(Flight-to-safety)’ 국면과 닮아 있다. 현재로서는 이를 단기 촉매로 보고 달러 롱 포지션 유지 또는 급변 사태에 대비한 VIX 콜옵션을 헤지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다.
금리, 금 가격 반응, 그리고 통화정책 디커플링
긴장 고조에도 금이 이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의 초점이 지정학보다 금리에 더 맞춰져 있음을 시사한다.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현재 4.25% 위에서 버티는 상황에서, 온스당 4,200달러를 웃도는 가격대의 무이자 자산인 금을 보유하는 기회비용은 매우 크다. CPI가 강하게 나오면 실질금리가 더 오르면서 금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며, 금 ETF 풋옵션을 유효한 헤지 수단으로 판단한다.
ECB가 12일(목)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연준은 오늘 데이터 확인 이후로 미루고 있어 정책 방향의 분화가 뚜렷하다. 이 디커플링은 유로화 강세를 지지하며 EUR/USD를 1.1550 부근의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하고 있다. 우리는 EUR/USD 콜옵션을 선호하는데, 미 CPI가 약하게 나오면 달러 약세와 ECB의 견조한 인상 기대가 맞물리며 추가 상승이 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USD/JPY가 160선을 상회해 거래되는 상황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 160은 2024년 일본 당국이 직접 시장개입에 나섰던 레벨이다. 일본은행(BOJ) 또는 당국 주도의 개입으로 수백 핍 규모의 급락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 이 구간에서 롱 포지션 보유는 예외적으로 위험하다고 보며, 서프라이즈 개입에 대비해 저렴한 외가격(out-of-the-money) 풋옵션 매수가 합리적인 대응이라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