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는 화요일, 이란이 밤사이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미군 아파치 헬리콥터를 격추했으며 인근 해역에서 미군 조종사 2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그는 워싱턴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유가는 급등하기는커녕 하락했다. 시장의 시선이 추가 확전보다 협상을 통한 출구(오프램프) 마련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 영토 인근의 외국 전력은 “사고”에 놀라지 말고 떠나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헤드라인을 따라 유입된 원유 매수세는 몇 분 만에 힘이 꺾였다.
통상 해상 수송 원유의 약 5분의 1이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만큼, 트레이더들은 선박 통행량 증가와 수로 재개를 위한 틀(프레임워크) 마련 기대, 그리고 약세 달러에 주목했다. 가격 흐름을 보면 WTI는 장 초반 90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출발해 85달러 부근까지 밀린 뒤, 헬기 관련 뉴스로 88달러 근처까지 잠시 튀었지만 곧 86.50~87.00달러 구간으로 되돌아와 87달러 부근에서 마감했다. 스토캐스틱 RSI는 과매수 구간에서 하락 전환해 중간대로 내려왔다. 88달러를 상향 돌파하면 90달러 재시험을 가리키는 반면, 86.50달러를 하향 이탈하면 85달러 재시험이 열린다.
시장 초점, 충돌보다 외교로 이동
아파치 헬기 사건에 대한 시장 반응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직접적인 군사 충돌에도 원유 가격은 하락했다. 이는 더 큰 전쟁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해 거래하는 국면이 더는 아니라는 뜻이다. 대신 시장의 초점은 갈등을 끝낼 수 있는 외교적 타결 가능성으로 완전히 이동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통이 유일하게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하루 2,000만 배럴 이상, 즉 글로벌 공급의 약 5분의 1이 이 ‘초크포인트’를 통과한다고 지속적으로 보고해왔다. 협상이 이어지는 한, 단발성 군사적 긴장 고조의 영향보다 이 물동량 변수가 훨씬 크게 작용한다.
원유 트레이더 관점의 전략적 시사점과 시장 전망
앞으로 몇 주간의 트레이딩 관점에서 이는 전쟁 헤드라인에 따른 급등을 ‘매도 기회’로 다뤄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88달러까지의 점프가 강하게 되밀린 것은 시장이 전쟁 프리미엄을 쌓기보다, 이런 순간을 활용해 프리미엄을 ‘걷어내는(fade)’ 데 쓰고 있음을 확인해준다. 급등을 ‘보유’하기보다 ‘임대(잠깐 활용)’하는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파생 관점에서는 박스권 움직임 또는 랠리의 되돌림에 수익을 내는 전략에 유리한 환경이다. 헤드라인으로 내재변동성이 치솟을 때 88~90달러 저항 구간 위에서 콜 스프레드를 매도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 랠리가 단명하고 상단 돌파에 실패할 것이라는 뷰에 기반해 프리미엄을 취하는 구조다.
이는 과거에도 반복됐다. 지정학적 충돌에서 공포가 주도한 초기 가격 급등은 종종 되돌려졌다. 예컨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급등했던 유가는 이후 1년 동안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재 이란 관련 긴장 국면에서도 유사한 ‘뉴스에 팔아라(sell the news)’의 동학이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기본 운용은 85~88달러 박스권 내에서, 완만한 하방 바이어스를 두고 대응하는 것이다. 86.50달러는 단기 지지로 존중하되, 85달러 하단을 이탈하면 더 큰 하락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가 된다. 호르무즈 협상이 결렬되거나 해협이 물리적으로 재개통되는 쪽 중 하나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랠리에서 매도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