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시장은 미국-이란 긴장 고조와 연계된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을 반영해 가격이 형성되고 있으며, 유럽이 미국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배경은 유럽중앙은행(ECB)을 더 이른 긴축으로 밀어붙이는 요인으로 평가되며, 6월 11일 회의에서 예치금리 25bp 인상이 예상돼 2.25%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가이던스는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되 매파적 성향을 일부 남길 것으로 보이며, 정책 운용은 ‘회의별(meeting-to-meeting)’ 접근으로 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2H) 추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이는 휴전 성립 및 긴장 완화 등 전개 상황에 달려 있다는 조건부 시나리오로 제시된다. 거시 측면에서는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0%로 하향하는 한편, 연간 물가 전망은 상향 조정한다. 또한 2026년 2분기(2Q26) 기준 유가(원유) 90달러/배럴(pb), 가스 가격 50유로/MWh를 기본 가정으로 두되 이후 가격이 완화되는 경로를 언급하며, ECB가 3월 성장·물가에 대한 함의를 담은 ‘부정적(adverse)’ 및 ‘심각(severe)’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음을 상기한다.
에너지 가격 충격과 ECB 정책 전망
미국-이란 긴장에서 비롯된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의 영향이 미국보다 유럽에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 7월물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94달러까지 상승한 가운데, 우리는 이러한 흐름이 ECB로 하여금 시장 예상보다 더 이르게 통화정책을 긴축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대외발 가격 압력은 2026년 1분기(Q1 2026) 임금 상승률이 4.5%로 이미 과열 양상을 보인 국내 여건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부담을 키운다.
우리는 6월 11일 회의에서 예치금리를 25bp 선제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현재 금리시장이 반영하는 해당 인상 확률은 40%에 그친다. 이는 단기금리 파생상품, 예컨대 유리보(Euribor) 선물 등에서 밸류에이션 기회가 될 수 있는데, 해당 상품들이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이다. ECB가 매파적 서프라이즈를 내놓을 경우 이들 계약은 급격한 재가격 조정을 겪을 수 있다.
시장 변동성과 유로 강세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유로존 자산 전반에서 변동성이 급등할 가능성도 예상한다. 예상 밖의 금리 인상은 주식의 일중 변동폭을 확대할 수 있어, 유로스톡스50(Euro Stoxx 50) 지수 옵션을 활용한 변동성 매수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2022년 에너지 위기 당시 시장 반응을 연상시키며, 당시 내재변동성이 수개월간 높은 수준을 유지한 바 있다.
또한 ECB는 더 매파적으로 기울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되는 ‘정책 디커플링’이 나타날 경우, 유로화에는 우호적 재료(테일윈드)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는 6월 11일 회의에서 매파적 성명이 나오면 EUR/USD가 1.10 수준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단기 만기의 유로화 콜옵션을 통해 잠재적 강세에 포지셔닝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연중 하반기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더라도 ECB는 회의별 접근을 채택할 공산이 크다. 우리의 유로존 2026년 성장률 전망은 고에너지 비용과 신용 여건 긴축이라는 이중 압력을 반영해 1.0%로 낮아졌다. 이러한 기저의 경기 취약성은 유럽 자산의 강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하며, 변동성이 핵심 테마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