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아시아 장 초반 금값은 하락세를 보였으며, XAU/USD는 약 4,465달러로 밀린 뒤 4,450달러 부근에서 등락했다. 미국과 이란 간 합의 전망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영향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이후 월요일 협상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도널드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이 재차 확보됐으며 이란과의 협상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코 루비오는 화요일,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재개를 대가로 제재를 해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재 완화는 이란의 농축우라늄 포기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제 금요일 발표될 5월 미국 고용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단기 정책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 전망치는 고용이 8만5,000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4.3%로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본다. 노동지표가 예상보다 약할 경우 달러에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달러 표시 원자재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세계금협회(WGC) 인용 공식 자료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은 2022년 금 1,136톤(약 700억 달러 상당)을 외환보유액에 추가했으며,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연간 순매입이다.
지정학·인플레이션·연준 정책의 상호작용
최근 금이 4,450달러 부근까지 떨어진 흐름은 복합적인 해석을 낳는다. 통상 이란 관련 지정학적 긴장은 안전자산인 금을 끌어올리지만, 현재 시장의 더 큰 우려는 인플레이션이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릴 경우 연준이 금리 고수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이는 금에 부정적이다.
당장의 핵심 변수는 이번 주 금요일(6월 5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다. 5월 예상치는 고용 8만5,000명 증가로, 불과 4월의 17만5,000명 증가에서 크게 둔화되는 수준이다. 기대치가 낮은 만큼 서프라이즈가 발생하면 시장 변동이 커질 여지가 크다.
고용이 예상보다 더 부진하게 나오면 매파적 연준 내러티브가 약화될 수 있다. 이 경우 달러 약세가 나타나고 금의 안전자산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노동시장에서 균열이 확인될 경우 급등 랠리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반대로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연준의 경로가 재확인될 수 있다.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금값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으며, 주요 지지선 하향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은 견조한 고용을 연준의 공격적 스탠스 지속에 대한 ‘그린라이트’로 해석할 수 있다.
변동성 트레이딩 전략과 지속되는 구조적 지지
이 같은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옵션을 활용해 예상 변동성을 거래하는 전략의 효용이 크다고 본다.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하는 롱 스트래들(long straddle)은 지표 발표 이후 어느 방향이든 큰 가격 변동이 발생할 경우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 방향성보다 ‘변동 폭’ 자체에 베팅하는 접근이다.
또한 금에는 강한 구조적 지지 요인이 존재한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들은 역사적인 매수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만 290톤을 추가 매입해 사상 최고 수준의 연초 매입 속도를 기록했다. 주요 기관의 꾸준한 수요는 급락 국면에서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위협은 실질적이며 시장 민감도를 떠받치고 있다. 최근 연간 물가상승률이 3.4% 부근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에너지 충격으로 추가적인 물가 압력이 발생할 경우 정책당국의 최우선 우려로 부상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보다 연준 정책 변수를 더 크게 저울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