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금요일 유럽장 초반 0.7% 상승한 온스당 약 4,530달러를 기록하며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이란 평화 합의에 대한 기대가 재부각되면서 유가가 후퇴한 영향이다. WTI는 Axios가 보도한 60일짜리 양해각서(MOU) 내용이 알려진 뒤 1.6% 하락해 5주 저점인 배럴당 86.30달러 부근까지 내려왔다. 해당 MOU는 전 세계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제한 없는” 에너지 흐름을 허용하고, 이란 항만에 대한 미국의 봉쇄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최종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 시장은 연준의 추가 긴축 기대도 낮추고 있다. 12월까지 금리 인상 확률은 44%로 가격에 반영돼, 일주일 전 약 62%에서 내려왔다. 앞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면서 긴축 전망을 떠받쳤던 것과 대비된다.
기술적으로 XAU/USD는 20일 지수이동평균(EMA)인 약 4,572달러 아래에 머물러 있고, 14일 RSI는 45선 부근으로 약한 하락 모멘텀을 시사한다. 4,572달러를 상향 돌파하면 5월 15일 고점인 4,665달러가 다음 목표로 부각될 수 있다. 반대로 5월 28일 저점인 4,366달러를 하회할 경우 4,300달러가 열릴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와 WTI가 2027년까지 각각 배럴당 80달러와 7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암시 경로가 전쟁 이전 수준 대비 거의 30% 높은 수준이라고 봤다. 한편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2022년 중앙은행들은 약 700억달러(약 1,136톤) 규모의 금을 순매입했다.
시장 역학과 트레이딩 시나리오
시장은 사실상 한 가지 결정, 즉 트럼프 대통령의 미-이란 프레임워크 승인 여부에 매달려 있다. 이로 인해 유가는 ‘이분법적 이벤트’(승인/거부) 성격을 띠게 됐고,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와 연준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은 금 가격이 급변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4,530달러 부근의 가격은 합의의 최종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합의가 승인될 경우 유가는 추가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더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시각은 이날 발표된 근원 PCE가 전년 대비 3.1%로 소폭 둔화됐다는 점에서도 뒷받침된다. 에너지 비용의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이자수익이 없는 금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20일 EMA(약 4,572달러)라는 핵심 저항선 상향 돌파에 베팅하는 포지션이 유효해 보인다. 행사가를 4,600달러 부근으로 설정한 콜옵션 매수는 4,665달러 목표 구간으로의 상방 움직임에 레버리지 노출을 제공할 수 있으며, 뉴스가 부정적으로 전개될 경우에도 손실을 제한하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합의가 거부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즉각 재부각되면서 유가는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은 12월까지 금리 인상 확률을 여전히 44%로 반영하고 있으나, 이 확률은 큰 폭으로 치솟을 수 있다. 더욱 매파적인 연준은 달러 강세를 유도하고, 금 가격을 최근 지지선인 4,366달러 아래로 밀어낼 수 있다.
이 경우 4,366달러 아래를 행사가로 하는 풋옵션 매수는 4,300달러 방향의 하락에 대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CBOE 금 변동성 지수(GVZ)가 이번 주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옵션 시장이 평소보다 큰 변동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콜과 풋을 동시에 매수하는 스트래들 전략은 방향성보다 변동성 자체를 거래하는 접근으로서 효과적일 수 있다.
금의 장기 지지와 전망
단기 촉매를 넘어서는 관점에서 금 가격에는 강한 펀더멘털 하방 지지가 존재한다. 세계금위원회가 공개한 2026년 1분기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은 매수 기조를 유지하며 글로벌 준비자산에 290톤을 추가했다. 이러한 지속적 수요는 정책 변수에 따른 급격한 매도 국면이 나타나더라도 장기적으로 금 가격을 지지하는 배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