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엔 환율이 일본 당국의 엔화 시장 투기적 움직임 경고 이후 금요일 5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끊었다. EUR/JPY는 185.00선 부근에서 거래되며 장중 고점(약 185.65) 대비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4주 연속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일본 관방부장관인 기하라 미노루는 엔화의 “투기적 움직임”에 대해 “극도로 우려한다”고 말하며 특정 환율 수준을 언급하지는 않은 채 외환시장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엔화 약세는 고유가와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국채(JGB) 금리로 인해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캐리 트레이드 자금 흐름이 유입된 영향이 컸다. 일본에서는 5월 도쿄 소비자물가(CPI)가 둔화된 반면 산업생산은 개선됐고 실업률도 하락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가 유지됐다. 유로존에서는 프랑스의 1분기 GDP가 예상대로 감소했고 5월 물가가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 2%를 상회했다. 장 후반에는 독일 CPI에 앞서 이탈리아 GDP와 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일본의 개입 리스크와 단기 되돌림 가능성
일본 정부의 최근 발언은 EUR/JPY 롱 포지션 보유자에게 명확한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투기적 움직임”에 대한 구두 경고는 통상 직접 시장개입 이전 단계로 간주되며, 단기적으로 상당한 리스크를 키운다. 이는 그간의 완만한 상승 흐름이 갑작스럽고 급격한 반전(되돌림)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은 과거에도 단호한 조치를 취해온 전력이 있는 만큼 개입 위협을 가볍게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2024년 봄 당국은 통화 방어를 위해 약 10조엔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바 있어 경고의 신뢰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수주 내 유사한 급락 가능성에 대비해 풋옵션 등을 활용한 하방 보호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금리 격차·캐리 트레이드와 중장기 전망
다만 엔화 약세의 근본 요인인 금리 격차는 변하지 않았다.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가 1%대 초반에 머무는 반면 독일 국채는 2.5%를 웃돌아, 엔화를 조달해 유로화 자산을 매수하는 전략은 여전히 수익성이 있다. 이러한 기반 위의 ‘캐리 트레이드’는 중장기적으로 EUR/JPY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유가도 엔화에 추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에너지 수입국인 일본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 반면 유로존 물가는 2.4% 내외에서 움직이며 ECB가 금리 인하에 서두르지 않을 여지를 제공한다. 이 같은 구도는 중장기 추세가 상방인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매도(셀오프) 위험이 매우 높은 환경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