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은 수요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USD/JPY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한 달 만의 최고치인 159.45까지 올랐고, 일본 당국이 용인할 수 있는 엔화 약세의 사실상 상단으로 여겨지는 160.00선에 근접했다. 시장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에너지 가격 충격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2차 파급’(원가 상승이 임금·서비스 가격으로 번지는 현상)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발언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의 발언은 6월 15일 BOJ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강화했지만, 고유가에 취약한 일본 경제와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 국채 수익률(채권을 보유할 때 기대되는 이자 수익)이 엔화엔 더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 관심은 금요일 발표될 일본 지표로 옮겨간다. 핵심은 도쿄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실제로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변화를 보여주는 물가 지표)로, 6월 통화정책 전망을 확인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근원물가(에너지·신선식품처럼 변동이 큰 품목을 뺀 물가)는 5월에도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되며, 실업률은 변동이 없고 소매판매는 4월에 둔화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달러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이 미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를 더 ‘매파적’(금리 인상과 긴축에 더 무게를 두는 태도)으로 다시 평가하면서다. 최근 지표는 미국 고용시장이 급격히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줄였고, 연말 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도 늘었다. 목요일 발표될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Price Index·미국에서 Fed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는 이런 흐름이 맞는지 확인하는 잣대가 될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 달러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USD/JPY 160선 근접…개입 위험과 포지션 관리
USD/JPY는 159.50 부근에서 한 달 고점을 시험하며 향후 몇 주 동안 160.00선이 핵심 구간으로 부각되고 있다. 160.00은 일본 당국이 시장에 직접 개입(환율을 움직이기 위해 정부·중앙은행이 외환을 매매하는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큰 ‘방어선’으로 본다. 2024년 4~5월에 관측된 개입과 유사한 형태가 재연될 수 있다. 따라서 추세는 상승 쪽이지만, 갑작스러운 급락(단기간에 큰 폭으로 되돌림)이 발생할 위험도 매우 크다.
정책 변화나 개입 같은 큰 이벤트 가능성을 감안해 포지션 관리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USD/JPY 1개월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시장의 예상 변동 폭)은 10%를 웃돌며 6월 15일 BOJ 회의를 앞둔 경계 심리를 반영한다. 이에 따라 행사가(옵션을 정해진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기준 가격)를 158.00 아래로 둔 엔화 콜옵션(엔화를 살 수 있는 권리, 즉 USD/JPY 풋옵션·달러/엔이 하락할 때 이익이 나는 옵션) 매수가 예상치 못한 급변동에 대비하는 비교적 효율적인 헤지(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어 거래) 수단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