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는 수요일 혼조세를 보였다. 워싱턴이 이란 남부를 공격한 뒤 미국과 이란 간 돌파구(갈등 해소를 위한 중대한 합의)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1% 오른 약 6만5,070,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 가까이 내린 약 4,105를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 넘게 하락해 2만5,320선에 근접했지만, 한국 코스피는 2.25% 상승해 약 8,230까지 올랐다.
한국 증시는 반도체주 강세가 상승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시가총액 1조달러(기업의 주식가치 총합) 클럽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2026회계연도 1분기 영업이익(본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8배 증가했다고 발표한 뒤 이달 초 해당 그룹에 진입했고, SK하이닉스는 AI 서버와 가속기(연산을 빠르게 하는 특수 칩)에서 쓰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데이터를 매우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강하다는 점이 주가를 지지했다. 지정학 측면에서는 이란이 미 중부사령부의 이른바 ‘방어적 타격’에 대해 비난하며, 외무부는 이번 공격이 휴전(교전 일시 중단)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영구 합의(장기적 평화·안정 합의)를 위한 협의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 인사는 이란 자금 동결 해제(해외에 묶인 자금을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조치)가 마지막 큰 쟁점이며 카타르 중재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식 확인은 나오지 않았다.
AI 반도체 랠리와 시장 간 전략
향후 몇 주 동안 한국 반도체주의 강한 상승 흐름은 핵심 관전 포인트다. AI 관련 하드웨어 수요는 둔화 조짐이 없고, 글로벌 AI 칩 시장은 올해만 3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주요 반도체 종목이나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의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코스피의 강세와 중국 시장의 약세가 갈리는 흐름은 페어 트레이드(비슷한 성격의 두 자산을 동시에 매수·매도해 상대 성과 차이에 베팅하는 전략) 기회를 만든다. 중국 제조업 지표가 기대에 못 미쳤고, 차이신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가 예상과 달리 49.7로 내려가 소폭 위축을 시사하면서 우려를 키웠다. 이에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미래 가격에 투자하는 상품)은 매수(롱)하고, 항셍지수 선물은 매도(숏)해 성과 격차 확대에 대응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지정학 긴장과 에너지 시장 변동성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는 특히 에너지 섹터에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을 키우고 있다. 휴전 협상이 흔들리면 전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0%가 매일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로가 위협받을 수 있다. 가격 급등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브렌트유 선물의 외가격 콜옵션(현재 가격보다 높은 행사가격의 콜옵션으로, 급등 시 수익을 노리는 상품)을 매수하고 있다. 과거에도 이 지역 분쟁은 하루에 10%가 넘는 급등을 촉발한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