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JPY는 월요일 약세 갭(시가가 전일 종가보다 낮게 시작하는 현상)으로 한 주를 시작한 뒤 보합세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는 합의에 진전이 있다는 보도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달러/엔은 158.90 부근에서 거래되며 최근 1주일 범위 안에 머물렀다. 제시된 패키지는 전쟁 종결과 연계된 임시 틀로, 60일 휴전 연장,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이란 항구에 대한 미 해군 봉쇄(선박 출입을 막는 조치) 해제 등을 담았고, 이란 핵 프로그램(핵 개발) 관련 협상은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헤드라인(속보성 뉴스) 영향으로 유가가 하락했다.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5월 7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달러인덱스(DXY·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 지수)는 99.00 부근으로 내려갔다. 엔화는 뚜렷한 강세를 보이지 못했다. 에너지 비용이 분쟁 이전보다 여전히 높은 데다, 수입 의존도가 큰 일본 경제는 해상 운송이 정상화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경우 충격에 노출될 수 있어서다. 사나에 타카이치 총리는 7~9월 가계 전기·가스 요금을 낮추기 위한 지원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며, 3조 엔이 넘는 추가 예산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이 중 약 5,000억 엔을 보조금(정부가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해 지급하는 지원금)으로 투입한다고 했다. 시장은 160.00 부근에서의 개입(당국의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거래) 위험도 의식했다. 동시에 미 연준과 일본은행의 금리 격차(정책금리 방향 차이)가 달러/엔의 중기적 상방 압력을 지지했다.
지정학·통화정책 변수 속 박스권 흐름
현재 달러/엔은 박스권(일정 범위에서 등락)으로 본다. 중동 긴장 완화 기대와 큰 금리 격차가 맞서는 구도다. 미국-이란 합의 기대가 단기적으로 달러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으며, 오만 중재 협상이 중요한 단계에 들어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해상 위험 프리미엄(전쟁·사고 위험을 반영해 추가로 붙는 비용)은 이번 주 15% 하락해 이런 기대를 반영했다.
이 같은 지정학 변화는 엔화의 핵심 변수인 유가에 직접 영향을 준다. 7월물 WTI 선물(미래 인도 가격을 미리 정한 거래)은 현재 배럴당 88.50달러 수준으로, 이달 초 95달러 부근 고점에서 크게 내려왔다. 2015년 핵 합의 협상 당시처럼 헤드라인 위험이 에너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경계 대상이다.
달러가 약해져도 엔화가 강해지기 어려운 이유는 일본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합의가 성사되더라도 해상 운송과 공급망이 정상화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어 일본 경제의 수입 비용은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3조 엔 규모 경기부양책(경기 지원을 위한 재정 지출)은 단기 처방에 가깝고, 통화 강세를 장기적으로 뒷받침하는 해법으로 보긴 어렵다.
정책 엇갈림, 개입 위험, 트레이딩 전략
달러/엔 강세의 근본 요인은 통화정책 격차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단기 금리의 대표 지표) 4.75%와 일본 2년물 0.30%의 스프레드(금리 차)는 445bp(베이시스포인트·0.01%p) 이상을 유지하며 20년 내 가장 큰 수준 중 하나다. 이 차이는 엔화보다 달러 보유의 매력을 높인다.
다만 상단은 160.00 부근에서 일본 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현실적 위험에 막힌다. 4월 말의 빠르고 강한 엔 매수 개입, 그리고 2022년 약 9조2,000억 엔을 쓴 전례가 시장 경계를 키운다. 옵션시장의 1개월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은 고점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급격한 변동 위험이 가격에 반영돼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