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는 목요일 달러화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등락 범위 안에 머물며 1.1615에 거래됐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국가들의 경제권) 경기 설문이 부진해 유로를 지지하지 못한 가운데, 이란이 포함된 평화 합의가 진전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달러 수요(달러를 사려는 수요)도 제한됐다.
5월 잠정 HCOB PMI(구매관리자지수·기업 구매담당자 설문을 바탕으로 경기 확장/위축을 보여주는 지표)는 유로존 서비스업이 46.4로 63개월 만의 최저치(4월 47.6, 전망 47.7 하회)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52.2에서 51.4로 둔화하며(전망 51.9 하회) 상승세가 약해졌다. 다만 PMI는 50을 기준으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Eurozone Surveys Signal Broad Slowdown
프랑스 종합 PMI(제조업+서비스업을 합친 지표)는 47.6에서 43.5로 떨어져 6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52.8에서 48.9로 하락했고, 서비스업은 46.5에서 42.9로 내려갔다. 독일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위축 국면(50 미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지표는 에너지 충격(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경제에 부담이 커지는 상황) 이후 경기 활동이 약해졌음을 시사하며, 2분기 국내총생산(GDP·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생산한 재화·서비스의 총합) 성장률이 낮을 가능성을 높인다. 동시에 유럽중앙은행(ECB)이 높은 물가(인플레이션·전반적인 물가 수준 상승)와 둔화하는 성장 사이에서 정책 결정을 내리기 더 어렵게 만든다.
미국에서는 달러가 앞서 올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이 평화 협상 최종 단계에 있다고 말한 뒤 상승세가 멈췄다. 이는 4월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 회의록이 매파적(금리 인상에 더 무게를 두는) 뉘앙스를 보이며 달러를 지지한 효과를 일부 상쇄했다.
목요일 늦게는 5월 미국 S&P 글로벌 PMI(민간 기관이 발표하는 구매관리자지수) 잠정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제조업은 소폭 둔화가 예상되지만, 두 부문 모두 확장 국면(50 이상)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Long Term Context For Eurusd
이 분석을 되짚어 보면 유로존이 겪어온 구조적(오랜 기간 지속되는) 어려움이 드러난다. 당시 EUR/USD(유로/달러 환율)는 1.16 부근에서 거래됐는데, 현재는 1.0850 부근에서 부진하다. 유럽의 약한 성장과 미국 경제의 상대적 견조함이 이후 추세를 규정해왔다.
프랑스 서비스업 PMI가 42.9로 위축했고 유로존 서비스업 PMI가 63개월 저점으로 내려간 것은 초기 경고 신호였다. 현재 상황은 그때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2026년 5월 최신 유로존 종합 PMI는 51.5로 소폭 확장 구간이지만, 연초보다 낮아졌다. 특히 미국 PMI가 대체로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이 유로화의 상승 여력을 제한한다.
당시 ECB의 고민은 지금과 유사하다. 그때는 에너지 충격과 성장 둔화를 저울질해야 했고, 현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웃도는 2.8%로 고착화(쉽게 내려가지 않는 상태)돼 있으며 2026년 1분기 GDP 성장률도 0.2%로 미미해 ECB가 통화 완화(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 방향의 정책)를 주저하고 있다. 이런 정책 공백(결정을 쉽게 못 내리는 상태)은 단기간에 유로 강세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에서는 매파적 연준 기조가 장기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평화 협상이 달러 강세를 잠시 멈추게 했지만, 2022~2023년에 걸친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금리 격차(미국과 유럽의 금리 차이)가 달러에 유리하게 확대됐다. 이런 달러의 기초체력 우위는 현재도 상당 부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