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는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와 현재의 에너지 충격이 AI(인공지능) 관련 활동에 단기 및 중장기 압력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투입재(원재료·부품·장비) 공급에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중기적으로 은행이 본 핵심 위험은 AI에 대한 지출 감소다. 투자와 생산이 비교적 소폭만 영향을 받더라도 AI 제품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고도 했다.
AI 및 반도체에 대한 유가 급등 리스크
해당 보고서는 과거 유가 급등(오일 쇼크)이 기업의 기술 도입 속도 둔화와 생산성(같은 노동·자본으로 만들어내는 산출) 성장 약화와 연결됐다고 언급했다. 운영비(사업을 돌리는 데 드는 비용)가 늘면 기업이 기술 관련 지출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급 측 요인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공급 차질로 가격이 오르는 경우)과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그 영향이 더 컸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에너지 가격 충격이 커지고 있다. 브렌트유(국제 유가 기준)가 배럴당 115달러를 넘어 2025년 초 이후 유지된 적 없는 수준으로 뛰면서, 시장에 퍼져 있던 ‘AI 낙관론’을 시험하고 있다. 이번 차질은 전 세계 하루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에 영향을 줘, 반도체 제조처럼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에 즉각적인 비용 압박을 만든다.
반도체 관련 지수와 2025년까지 큰 폭으로 오른 주요 AI 관련 종목에 대해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권리, 가격 하락에 베팅)을 매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공급망과 수익성(이익을 내는 힘)을 훼손해, 이미 높은 평가가치(밸류에이션)를 받는 종목들이 급락(조정)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동시에 VIX(변동성지수·시장 공포지수)가 25를 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변동성 상승에 투자하는 포지션(‘롱 변동성’)이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기술주 가치 재평가 국면에 대비
역사는 1970년대처럼 에너지 공급 충격이 발생하면 기업의 신기술 투자(설비투자·자본지출)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준다. 연료·전기 비용이 오르면 기업은 AI 인프라(서버·데이터센터·네트워크 등) 같은 투자를 미루게 된다. 2025년 에너지 가격 급등 때도 규모는 작지만 기술 지출이 위축된 사례가 있었다.
몇 주 뒤에는 공급망 문제보다 AI 투자와 수요 둔화 가능성이 더 큰 우려가 될 수 있다. 많은 기술 기업의 높은 주가 수준은 향후 고성장을 전제로 하는데, 고객사가 지출을 줄이면 이런 가정이 흔들린다. 이에 따라 만기가 긴 풋옵션(장기간 하락 위험에 대비)이나 나스닥100 같은 광범위한 기술주 지수에 대한 공매도(주가 하락에 베팅)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