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루피화는 지난 1년간 달러 대비 약 12% 약세를 보이며 아시아에서 가장 부진한 통화가 됐다. 이번 약세는 해외 주식자금 유출과 원유 수입 비용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1~4월 해외 주식 순유출 규모는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25년 연간 총액(190억달러)을 이미 상회한다. 원유 수입업체의 달러 수요도 원유 수입단가 상승으로 확대됐다.
인도가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 따라 할인된 러시아산 원유에서 더 비싼 중동산으로 조달처를 옮기면서 수입 비용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달러 수요가 늘었다.
당국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외환 개입: 중앙은행 등이 달러를 사고팔아 환율 변동을 완화하는 조치)을 강화하고, 은행들에 달러 매수 베팅(롱 포지션: 향후 달러가 오를 것으로 보고 미리 달러를 사두는 거래) 중 투기성 포지션을 정리하도록 요구했다. 금 수입 규정도 강화해 달러 수요를 줄였다.
정부는 금 수입 관세를 6%에서 15%로 인상하고, 사전승인(어드밴스 오소라이제이션: 수출용 원자재 등을 관세 혜택으로 들여오는 제도) 방식의 라이선스당 수입 한도를 100kg으로 설정했다. 해외 채권 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완화(양도차익에 부과되는 세금 경감)도 검토 중이다.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루피화는 계속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중앙은행은 약세를 완전히 되돌리기보다 변동성(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흔들리는 정도) 억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인도 루피화는 2025년과 유사하게 해외 주식자금 유출과 높은 수입 비용이라는 악재에 직면해 있다. 브렌트유(국제 유가 지표)가 최근 배럴당 95달러 안팎으로 다시 상승하면서 인도의 원유 수입 부담이 재차 커지고 있다. 이는 루피 약세를 만드는 핵심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