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당국은 대중(對中) 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적자 확대는 주로 수입 물량 증가와 대중 수출 물량 감소와 관련이 있다.
자동차 산업이 대표 사례로 언급된다. EU의 중국산 차량 수입은 2019년 이후 10배 늘었지만, EU의 대중 차량 수출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감했다.
EU 당국은 불균형의 일부 원인을 중국 제조업의 ‘과잉 생산능력(공장 생산능력이 수요를 크게 웃도는 상태)’에서 찾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무역정책 수단(관세, 반덤핑 조사 등 제도적 대응 수단)을 확대하고 산업 전략을 강화해왔다.
5월 말로 예정된 EC 내부 토론에서는 새로운 무역 조치가 논의될 수 있다. 조치는 중국의 과잉 생산능력 문제를 겨냥할 가능성이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이코노미스트 크리스토퍼 그레이엄과 캐럴 랴오는 미·중 긴장이 이어지는 동안 중국이 EU에 대해 절제된 실용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중국이 전면 충돌은 피하면서도 교역·투자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동시에 특정 제품이나 기업을 겨냥한 ‘표적 조치(전면 보복이 아니라 일부 품목·대상에만 집중하는 대응)’의 여지는 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내내 커졌던 EU의 대중 무역적자 우려는 이제 본격적인 무역 분쟁으로 번졌다. 불균형은 더 악화됐다. 유로스타트(유럽연합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으로 2025년 연간 중국과의 상품(실물 제품) 무역수지는 2,500억 유로를 넘는 적자를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지적됐던 ‘EU 수출 약화와 수입 증가’ 흐름이 이어졌음을 확인해준다.
자동차 산업은 예상대로 핵심 전장이 됐다. 2025년 중국산 차량 수입이 75만 대를 넘어서자, EC는 2026년 3월 중국산 전기차(EV·배터리로 움직이는 자동차)에 25% 관세(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를 부과했다. 이는 지난해 말 브뤼셀(EC가 있는 EU 정책 중심지)에서 논쟁이 컸던 과잉 생산능력 이슈의 직접적 결과로 해석된다.
중국의 대응은 전면 확전은 피하면서도 단호한 ‘표적 대응’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일부 EU 고가 소비재에 대해 반덤핑 조사(정상 가격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수출해 시장을 교란했는지 조사)를 시작했다. 프랑스산 브랜디(포도 증류주)와 독일산 고성능 자동차 부품이 주요 대상이다. 이 조치로 관련 기업 주가가 압박을 받았는데, 이는 중국이 2024년 초 EU산 브랜디 수입을 조사했을 때와 유사한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유럽 자동차 업종과 연관 산업의 내재 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시장 예상 변동폭’)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VSTOXX 지수(유럽 증시 변동성 지수로, 주가 불안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는 관세 발표일에 22를 웃돌며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시기보다 크게 뛴 수준이다. 향후 수주 동안 양측 당국의 발언에 따라 헤드라인(주요 뉴스) 중심의 급격한 가격 변동이 이어질 수 있다.
유럽 자동차 기업 지수에 대한 풋옵션(가격 하락 시 이익이 나는 옵션) 매수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예를 들어 STOXX Europe 600 Automobiles & Parts Index(유럽 자동차·부품 업종 지수)를 활용하면, 중국의 추가 보복 조치로 인한 하락 위험을 직접적으로 방어(헤지·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거래)할 수 있다. 특히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독일 업체들은 매출 타격이 클 수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독일의 대중 자동차 수출은 초기 마찰 이후 거의 15% 감소했다.
페어 트레이드(서로 반대되는 두 자산을 동시에 매수·매도해 상대 성과 차이에 베팅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에 판매 기반이 분산된 중국 전기차 업체를 매수(롱·가격 상승에 베팅)하고, 중국 노출이 큰 유럽 전통 완성차 업체를 매도(숏·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방식이다. EU 관세는 중국 업체의 유럽 판매에 부담이지만, BYD 같은 선도 기업은 남미·동남아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해 둔화 일부를 상쇄하고 있다. 이 전략은 양 진영 제조업의 성과 차이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는 데 목적이 있다.
향후 수주간 핵심 변수는 중국의 반덤핑 조사 ‘예비 결과(최종 결론 전 중간 판단)’와 유로스타트의 새로운 무역 통계다. 중국이 독일 고급 차량까지 조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 추가 하락 재료(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가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EC와 중국 상무부(무역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의 발언을 통해 갈등 완화 또는 추가 충돌 신호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