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구입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평균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는 전월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5%)를 웃돌았다.
4월 물가상승률이 2.6%로 예상보다 소폭 높게 나온 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의 싸움에서 ‘쉬운 구간’은 이미 지나갔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물가가 낮아지는 흐름(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항상 매끄럽게 이어진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중요한 신호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이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리는 정책 완화(통화완화·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계속할 수 있다는 기존 전망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만 해도 2024년 말~2025년 초 월간 인플레이션이 10%를 크게 웃돌던 상황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현재 수치는 당시와 비교해 크게 개선됐지만, 물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 ‘끈적임’(물가 경직성·가격이 잘 안 내려가는 성질)이 남아있어 진정한 물가 안정(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태) 복귀가 늦어질 수 있다. 이러한 지속성은 정부의 경제 안정화 계획 전반에 대한 재점검을 불러올 수 있다.
이번 지표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연속적인 금리 인하 국면)을 일시 중단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시장은 이를 핵심 동력으로 삼아 움직였다. 지금까지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통화로 빌려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해 금리 차이를 노리는 거래)로 수익을 내왔는데, 달러로 자금을 조달해 고금리 페소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제 이 전략의 위험이 크게 커졌다는 판단이다.
향후 수주 동안에는 아르헨티나 페소 약세에 베팅(가치 하락에 투자)할 기회가 있다고 본다. 정부가 공식 환율을 매달 약 2%씩 조정하는 ‘크롤링 페그’(환율을 고정하되 일정 비율로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제도)가 현재 물가상승률보다 낮아, 향후 평가절하(통화 가치 하락을 위한 환율 인상)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공식 환율이 물가를 따라잡는 ‘뒤늦은 조정’을 노려, NDF(역외차액결제선물·실물 환전을 하지 않고 만기 시 환율 차이만 현금으로 정산하는 선물환)로 포지션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은 커질 가능성이 높아, 옵션(특정 가격에 사고팔 권리를 매매하는 파생상품)이 포지셔닝에 유리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메르발 지수(아르헨티나 대표 주가지수)나 아르헨티나 국채에 대해 풋옵션(가격 하락 시 이익이 나는 옵션)을 매수하는 것은 시장 불안에 대한 효과적인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 시장은 ‘완벽한 연착륙’(큰 충격 없이 안정적으로 둔화·안정되는 시나리오)을 반영해왔지만, 이번 물가 지표는 향후 시장에 흔들림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