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보뱅크(Rabobank) 전략가 마이클 에브리(Michael Every)는 중국을 현재 지정학(국가 간 힘의 경쟁)과 글로벌 금융(국경을 넘는 자금·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평가했다. 글은 도널드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 미·중 협상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 이른바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포괄적 대타협)’ 가능성에 대한 논쟁을 다룬다.
트럼프는 ‘억만장자 CEO 수행단’과 함께 시진핑을 만나러 갔고,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시진핑에게 “‘중국을 개방(open up)’해 이 뛰어난 사람들이 역량을 발휘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썼다. 기사에서는 미국의 수사를 ‘닉슨–마오 2.0(1970년대 미·중 관계 전환의 재현)’에 비유하면서도, 많은 반응이 트럼프에 대한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고 지적한다.
가능한 시나리오로는 지정학과 ‘지경학(geoeconomics·경제수단을 통한 국가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그랜드 바겐’ 또는 관세(수입품에 매기는 세금), 기술, 대만을 둘러싼 더 작은 합의가 거론됐다. 또 미국이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대중국 판매를 추가로 막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네덜란드가 반대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란과 관련해선 중국이 테헤란을 압박할 수 있다는 주장과, 뉴욕타임스(NYT)가 “중국 기업들이 이란에 무기 판매를 계획 중”이라고 보도한 점을 함께 전했다. 더 넓은 맥락으로는 유로클리어(Euroclear·국제 증권 결제기관)가 중국 역내(온쇼어) 채권 편입을 검토하는 움직임과, 위안화의 국제 사용 확대를 위한 베이징의 노력이 언급됐다.
미·중 협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장은 이미 알고 있으며, 결과는 ‘그랜드 바겐’부터 ‘대규모 격화(Great Escalation·갈등의 급격한 확대)’까지 열려 있다. CBOE 변동성지수(VIX·S&P500 옵션에서 계산하는 공포지수)가 18 안팎의 높은 수준에 머무는 만큼, 어느 방향으로든 큰 변동에 대비해 옵션(정해진 가격에 사고팔 ‘권리’인 파생상품)을 매수해 포지션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불확실성이 너무 커 단순히 주가 상승(롱)이나 하락(숏)에 베팅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중국의 위안화 확대 전략은 환율 트레이더에게 특히 중요하다. 위안화의 글로벌 SWIFT 결제 비중(SWIFT·국제은행 간 결제망 기준)이 최근 5.5%를 넘어, 지난해 4.5%대에서 상승한 만큼 어떤 합의가 나오든 반응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좁은 박스권을 벗어나는 움직임에 대비해 역외 위안(USD/CNH·중국 본토 밖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환율)에 스트래들(straddle·같은 만기·같은 행사가의 콜과 풋을 동시에 매수해 큰 변동에 베팅하는 전략) 매수를 검토하자는 제안도 담겼다.
2025년 내내 관세 발표로 시장이 급등락했던 경험을 떠올리면 현재 주식 비중 확대에 신중해진다는 설명이다. 협상은 지수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S&P500과 홍콩 항셍지수(Hang Seng) 관련 파생상품(derivatives·기초자산 가격에 연동되는 금융상품)이 헤지(위험회피)나 투기(방향성 베팅)에 필수 도구라는 주장이다. 협상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 예상치)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기술 섹터, 특히 반도체가 핵심 전장이라는 점도 강조된다. 네덜란드가 ASML 판매를 두고 계속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기술주 ETF(상장지수펀드·지수를 추종하는 거래소 상장 펀드)의 변동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타협 시 기술주 랠리, 규제 강화 시 급락처럼 결과가 ‘양자택일(binary·둘 중 하나로 크게 갈리는)’에 가까울 수 있어 옵션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