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4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출고할 때 받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는 전년 대비 6%로, 3월(4.3%)에서 크게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4.9%)를 웃돌았으며 2022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4월 PPI가 1.4% 올라 3월(0.7%)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시장 예상치(0.5%)도 상회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변동성이 큰 항목을 빼 물가의 기조를 보는 지표)는 4월 전년 대비 5.2%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는 4.3%였다.
미국 달러지수(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종합 가치)는 미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달러지수는 이날 0.26% 오른 98.55를 기록했다.
예상 밖의 생산자물가 급등으로 기업 단계의 비용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에 뿌리내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경로를 재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금리(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가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국면’에 대한 경계가 강화될 수 있다.
금리선물(미래의 금리 수준을 거래하는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가격이 빠르게 재조정될 수 있다. 최근까지 우세했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높은 금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베팅이 늘어날 소지가 있다. SOFR 선물(담보부 익일물 금리인 SOFR을 기초로 한 단기금리 파생상품) 옵션에서는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권리로, 금리 상승 시 유리)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주가지수 파생상품(주가지수를 기초로 한 선물·옵션) 측면에서는 방어적 대응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S&P500의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R·향후 예상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이 약 21배로 높은 편이어서,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주식시장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SPX, NDX 등 주요 지수에 대한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로, 시장 하락 시 유리) 수요가 늘며 하락 위험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변동성지수(VIX·S&P5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공포지수’)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14 수준의 낮은 구간에서 거래됐지만, 이번 물가 서프라이즈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포트폴리오 보험(옵션 등을 통한 손실 방어)에 대한 비용(프리미엄)이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VIX 선물·옵션 거래가 늘며 가격 변동 폭 확대에 대비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