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선물은 목요일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가 반등해 93달러 위로 회복했다. 브렌트유는 95달러 부근까지 밀린 뒤 장중 방향을 바꾸며 100달러로 되돌아왔다.
앞선 하락은 이란이 파키스탄 중재를 통해 미국의 14개 항목 휴전 제안에 대한 답변을 곧 보낼 수 있다는 보도 이후 나왔다. 해당 계획은 1쪽짜리 양해각서(서면 합의문)로, 전쟁을 끝내고 30일간의 협상 기간을 열어 핵 농축(우라늄 농도를 높이는 핵연료 관련 과정), 동결된 이란 자산(해외에 묶여 있는 자금),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논의하는 내용이다.
외교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밤사이 “매우 좋은 대화”가 있었다고 언급하면서도, 이란이 따르지 않으면 “훨씬 더 높은 수준과 강도”의 타격을 경고했다. 이란은 추가 진전의 조건으로 미국의 해상 봉쇄(군함 등으로 항로를 막는 조치) 해제를 내걸었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이란 정예 군사조직)는 호르무즈 통과가 이란의 “새 절차”를 따른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미국 국적 선박 1척이 미 해군의 호위(군함이 따라붙어 보호) 아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프리덤’ 호위는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으로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란행 선박에 대한 미국의 봉쇄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약 4.54달러로 2022년 7월 이후 최고다. 카타르에너지의 LNG(액화천연가스) 포스 마쥬르(불가항력으로 계약 이행이 어려운 상황) 선언과 지역 에너지 인프라(생산·수송 시설) 손상도 해소되지 않았다.
수급과 거래 전략
기초 여건은 가격 하락 쪽으로 바뀌지 않았다. OPEC+(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는 하루 550만 배럴 감산(생산을 줄이는 조치)을 3분기까지 이어가겠다고 확인해, 단기간 공급 급증 가능성을 낮췄다. 미국 EIA(에너지정보청)도 이번 주 미국 원유 재고가 400만 배럴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해, 재고가 5년 평균을 더 밑돌게 됐다.
수요 측면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가 과도하다는 신호가 나온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원유 수입은 하루 1,150만 배럴을 꾸준히 웃돌며 2026년 비관 전망을 뒤집었다. 탄탄한 수요가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어 외교 관련 발언만으로는 쉽게 깨지기 어렵다.